SBS '연기대상'의 주인공은 장나라였다.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에서 2024 SBS '연기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대상으로 호명된 장나라는 눈물을 보이며 "믿기지가 않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굿파트너' 흥행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대상 후보로 주목받았다. '명랑소녀 성공기'를 시작으로 '황후의 품격', 'VIP' 등 SBS에서 다수의 흥행작을 만들었던 장나라는 '굿파트너'로 올해 SBS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 시청률 제조기다운 결과물을 만들었다.
장나라는 가수로 대상을 먼저 받았지만, 연기로 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상 수상으로 연기대상과 가요대상을 모두 석권한 유일무이한 배우가 됐다.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통해 굿파트너를 만나서 제가 이런 (트로피를) 만져볼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했다. 특히 남지현에게 "남지현 씨가 있어서 많은 걸 할 수 있었다"며 "우리 모두에게 복덩이었고, 저에게도 복덩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는 '커넥션'으로 신인상을 받으면서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 김민주는 "촬영할 때마다 감격스러운 현장이었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조연상의 지승현은 "K본부에서 양규 장군을 연기하고, 그 멋있는 모습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연기자의 본분이라 생각했다"며 "나라는 어수선하지만 개개인의 굿 파트너와 함께 행복한 연말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역대 최초 자매 수상의 순간도 있었다. '지옥에서 온 판사' 김재화, 김혜화 자매는 조연상으로 호명되자 환호성을 함께 질렀다. 김재화는 "반전 있는 인물을 연기하게 돼 너무 좋았다"며 "예고 학생이던 17살 때부터 연기를 그만두라 하지 않은 부모님께 보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김혜화는 "언니가 상을 받으면 축하할 마음으로 왔다"면서 감격했다.
시즌제 부문 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열혈사제2' 서현우는 "새로 합류하게 돼 부담이었는데 멤버들 덕분에 잘 촬영할 수 있었다"며 "데뷔 15년 만에 연말 시상식 자리에 섰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열혈사제2' 김형서는 "신인상을 못 받아서 앉아있다가 가려고 했다"며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내서 '조금이라도 쉬고, 자야지'했던 저를 침대 밖으로 끌어내 준 김남길 선배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로 상을 받을 때마다 흥분하는 이유가, 6개월간 촬영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 기억들이 지나가기 때문"이라며 "제 곁에 있어준 그분들이 내 인생을 바꿔주셨다.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들 너무 감사하다"고 포효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다른 우수연기자상 '지옥에서 온 판사' 김아영 역시 "신인상을 기대했지만, 안 받아도 괜찮았다"며 "이렇게 큰 상을 받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오늘 부모님이 오셨다"며 "저는 괜찮은데, 부모님이 아쉬워 하실까 봐 걱정됐는 데 정말 감사하다"고 거듭 전해 박수를 받았다.
공로상을 받은 김영옥의 이름이 호명됐을 땐 모든 배우들이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김영옥은 "상의 의미라기 보다 반짝반짝한 후배들 한자리에서 선물로 주신 거 같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지옥에서 온 판사'가 아니라 '지옥에서 온 천사' 역할이었다"며 "매회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 스태프들의 노력에 항상 놀랐다"고 전했다.
이어 "롤모델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건 제가 오래 버티고 해준 거에 대한 찬사로 받겠다"며 "내 나이 넘도록, 100세 시대 아니냐. 다방면으로 재주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보냈다.
최우수상을 받은 '굿파트너' 남지현은 "개인적인 삶이 힘들었는데, 일을 하면서 구원을 받았다"며 "드라마 이름 덕분인지, 굿파트너들 덕분에 위로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장나라 선배님의 진심어린 문자 하나하나, 장문의 카톡과 작은 선물이 정말 많은 힘이 됐다"며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머 넘치는 수상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열혈사제2'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남길은 "받고 싶은 상이 따로 있었다"며 "대상 보다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었다"며 "공식적으로 김성균 씨와 관계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휴대전화에도 김성균 씨가 와이프라고 저장돼 있는데,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미도 역시 '커넥션'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후 "드레스 때문에 질식할 뻔 했는데, 일으켜 세워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폭소케 했다.
'지옥에서 온 판사' 박신혜는 "결혼하고, 아이 엄마가 되도 사랑해줘서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남편인 최태준에게도 "자존감이 낮은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줘서 고맙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올해에도 '트로피 나눠주기'라는 비판은 피하지 못했다.
신인상만 7명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4명으로 줄었지만, 조연상 트로피를 가져간 배우는 총 10명이었다. 우수연기상도 8명이 받아 갔다. 여기에 '베스트 퍼포먼스상', '베스트 팀워크상', '페스트커플상', '올해의 드라마상' 등 특별상까지 여럿이었다.
SBS에서는 현재 금토드라마만 방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즌제, 휴먼 판타지, 장르 액션 등 장르별로 나눠 사실상 모든 작품의 배우들을 챙겨줬다. 조연상을 받은 '커넥션'의 권율은 "앞으로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상을 받고 싶다"는 말에 뼈가 느껴지는 이유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 신인 연기상
'재벌형사' 강상준, 김신비
'열혈사제2' 서범준
'커넥션' 김민주
'7인의 부활' 최유주
▲ 청소년연기상
'열혈사제2' 문우진
'굿파트너' 유나
▲ 조연상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지옥에서 온 판사' 김인권
'굿파트너' 지승현
'지옥에서 온 판사' 김혜화, 김재화
-시즌제 드라마
'열혈사제2' 서현우
'7인의 부활' 심이영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커넥션' 권율, 김경남
'커넥션' 윤사봉, 정유민
▲ 신스틸러상
'열혈사제2' 고규필, 안창환
▲ 베스트퍼포먼스상
'지옥에서 온 판사' 이규한
'굿파트너' 한재이
▲ 베스트 팀워크상
'굿파트너' 대정 로펌
▲ 베스트 커플상
'지옥에서 온 판사' 박신혜, 김재영
▲ 우수연기상
-시즌제 드라마
'열혈사제2' 성준, 김성균
'열혈사제2' 김형서
'7인의 탈출' 이유비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굿파트너' 김준한, 표지훈
'지옥에서 온 판사' 김아영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재벌형사' 곽시양
'재벌형사' 박지현
▲ 올해의 드라마
'커넥션'
▲ 공로상
'지옥에서 온 판사' 김영옥
▲ 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휴먼/판타지
'지옥에서 온 판사' 김재영
'굿파트너' 남지현
-시즌제 드라마
'열혈사제2' 김남길
'열혈사제2' 이하늬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재벌형사' 안보현
'커넥션' 전미도
▲ 디렉터즈 어워드
'지옥에서 온 판사' 박신혜
▲ 대상
'굿파트너' 장나라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