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웃도는 수준으로 나오면서 지수를 밀어 올렸다. 미국 연방정부 임시예산안이 하원에서 부결돼 커졌던 정부 셧다운 우려는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 의장이 진화에 나서면서 진정됐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8.02포인트(1.18%) 뛴 42,840.26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같은 기간 63.77포인트(1.09%) 오른 5930.85, 나스닥지수는 199.83포인트(1.03%) 상승한 19,572.60을 기록했다. 3대 지수가 동반 상승 마감한 것은 11거래일 만이다.
지수가 급등한 것은 11월 PCE 덕이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Fed)가 가장 선호나느 물가 지수다. 미국 상무부는 11월 PCE가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2.4%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0.2%↑·2.5%↑)보다 0.1%포인트씩 낮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2.8% 각각 올라 시장 예상치보다 낮았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1월 PCE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에 주목하며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했다. 이어 "내년 금리 인하 폭이 올해보다 좁아진다 하더라도 Fed이 정책금리를 합리적인 수준까지 내릴 것이란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예산안 부결에 따른 정부 셧다운 우려도 줄었다. 미국 연방 하원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요구가 반영된 새로운 임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74대 반대 235로 부결했다. 이날 자정까지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연방 정부 기능이 일시 마비될 수 있다.
하지만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공화당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모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플랜 C'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면서 "예산안은 통과될 것이고, 정부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7종목 가운데 엔비디아 포함 4종목이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3.08%, 애플은 1.88%, 알파벳(구글 모기업)은 1.54%, 아마존은 0.73% 각각 올랐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장중에 255.00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종가(254.49달러) 기준으로도 신기록을 수립했다. 애플 시총은 3조8460억달러다.
크루즈 운영사 카니발은 시장 예상을 웃돈 4분기 실적과 함께 2025년 2026년 수요를 강력하게 제시하면서 주가가 6.43% 뛰었다. 종합 에너지 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분을 추가 확보한 소식에 주가가 3.9% 상승했다.
반면 일본제철에 의한 매각 계획이 최종 무산될 것으로 보이는 철강기업 US스틸은 약한 4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아 주가가 4.98%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1%, 테슬라는 3.46%, 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1.73% 각각 내렸다.
업종별로 보면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모두가 오른 가운데 부동산(1.82%)·테크놀로지(1.53%)·유틸리티(1.53%)·금융(1.39%) 등 7개 종목이 1% 이상 상승했다.
R.J.오브라이언앤드어소시에이츠 매니징 디렉터 탐 피츠패트릭은 "오늘 시장은 진정세를 보였다"면서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하락 촉매가 나올 일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내년 1월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할 확률은 8.6%에 불과하다. 반면 동결 확률은 91.4%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5.73포인트(23.79%) 낮은 18.36을 나타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