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본, '롯데리아 계엄회동' 문상호 사령관 구속영장 청구

입력 2024-12-20 13:02
수정 2024-12-20 13:08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국가수사본부 등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비상계엄을 사전에 기획하기 위해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하고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문상호 정보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청구했다고 20일 밝혔다. 결과는 이날 밤에 나올 전망이다.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으로부터 문 사령관의 내란 혐의 관련 사건을 이첩 받았다. 지난 17일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고, 18일 오후 12시 20분께 문 사령관의 신병을 확보했다. 지난 19일까지 문 사령관을 조사한 뒤 체포시한 만료 1시간 여를 앞두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경찰은 15일 문 사령관을 내란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은 현직 군인 강제수사는 군사법경찰 또는 군검사가 사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긴급체포를 불승인하기도 했다.

문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계엄 선포 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병력 투입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정보사령부 산하 북파 공작부대(HID)를 국회의원 긴급 체포조로 투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정보사 병력이 계엄 선포 2분 뒤인 오후 10시 31분 선관위에 도착해 전산 시스템 사진을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문 사령관이 계엄을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계엄 발생 이틀 전인 1일 경기도의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에서 정보사 소속 대령 2명과 함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만나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과 문 사령관이 ‘계엄날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라’고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 18일 구속됐다.

공조본은 이번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령부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의 군 내 사(私)조직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계엄 선포 이전부터 문 전 사령관과 수차례 통화하며 계엄을 준비시킨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문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함께 계엄 선포 4시간여 전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 모처의 정보사 산하 여단 본부에 HID 요원과 특수임무요원 등 부대원들과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 TF장을 모이게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밤 10시쯤 문 사령관이 부대원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곧 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며 임무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정모 대령의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이날 ‘대국민 사과 및 자료 공개문’을 보냈다. 변호인은 “정 대령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분들께 사죄하고 있다”며 “최근 정 대령은 초반 입장과 달리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 및 행동에 대해 모든 사실을 자백했다”고 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