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한동훈 사살설' 김어준에 사과? 박선원, 비굴의 끝판"

입력 2024-12-20 11:28
수정 2024-12-20 14:26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나가 고개를 숙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비굴의 끝판"이라고 질타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어준 씨의 '한동훈 사살조' 주장을 허구라 평가했던 보고서 저자 민주당 의원이 김씨의 프로그램에 나가 공개 사과했다"며 "음모론 대마왕이든 말든, 친명계에게는 교주님이시니 불충을 저지른 죄를 고하고 용서를 구한 것"이라고 썼다.

그는 "국가정보원 차장을 지낸 박선원 의원은 보고서를 쓴 것은 자신의 보좌관이라며 비굴의 끝판을 보여줬다"며 "김 씨가 황당한 음모론을 펼치도록 국회에다 판을 깔아준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더 한심한지 김 씨에게 넙죽 사죄드린 박 의원이 더 한심한지 판단 불가"라고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전날 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최초 보고서는 자기 보좌진이 작성한 것이라는 경위를 설명하며 "첫 보고서가 유출돼 김어준 씨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돼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능성 배제하지 않음'이라고 판단을 내린 중간 보고서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우선 첫 보고서에 대해 "국정원 출신 저희 보좌관이 13일 밤과 14일 새벽까지 국정원 스타일로 보고서를 작성해 내게 줬다"며 "(이게 유출돼 김 씨 주장이) 허황된 사실, 거짓말, 이렇게 돼서 제가 좀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씨는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이) 박선원 의원실 보좌관이었어"라고 웃으며 "저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당(公黨)의 역할은 따로 있으니 (내 주장을) 전면 부인해도 섭섭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공개한 수정 보고서에는 "김 씨 제보에 대한 최초 분석 보고는 정보사령부의 내란 가담이 합리적 행위자에 의해 계획됐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며 "그러나 극우 음모론에 심취한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이 실질적으로 정보사의 내란 가담을 주관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분석 전제를 수정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 의원은 "노 전 사령관은 합리적 행위자가 아니고 (부대원들에게) 변태, 미친 X, 사이코로 불렸고, 음모론에 심취했기 때문에 다시 분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첫 보고서에서 '신빙성 낮음'이라고 평가됐던 부분은 모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으로 바뀌었다.

김 씨는 지난 13일 과방위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한 대표가 체포·이송되면 '정치인 암살조'가 그를 사살한다는 등의 공작 계획을 포함해 생화학 테러 가능성 및 북한의 개입 위장 및 폭격 유도 계획 등의 제보를 받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박 의원 보좌관이 작성했다는 첫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김 씨 지지자들은 "왜 김어준을 음모론자로 매도하느냐"며 반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제보를 무차별적으로 유포하도록 판을 깔아줬다'는 비판을 듣자 전날 입장문을 통해 "김어준 씨는 암살 위협을 당한 피해자다. 과방위원장으로서 계엄으로 인해 직접적인 위협을 느낀 당사자의 증언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