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달라지겠다"고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이를 지켜본 '경선 경쟁자'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정 회장은 궤변만 늘어놓았다"라고 비판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 회장의 4선 출마 선언 이유는 논리에 맞지 않고, 축구협회 현실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궤변과 변명의 나열에 불과하다"라며 "(정 회장의) 4연임은 욕심"이라고 날을 세웠다.
허 전 이사장은 "정 회장의 출마 선언에서 '인사 문제는 결과만 나와야 하지 과정이 중계되어선 안 된다'는 발언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며 "과정과 절차가 중요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과만 중요하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진 회장으로 인해 오늘날 대한민국 축구와 축구협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중요한 발언이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정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사항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펼치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협회의 지식과 자원, 성과와 기회를 공유해 모두가 함께하는 축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 등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징계 요구를 받는 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그는 이런 상황과 관련해 "개선해야 한다고 느꼈다.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나를 포함해 다들 반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다시 당선된다면, 더욱 소통하는 모습으로 협회 내부뿐 아니라 어려운 곳에서 고생하는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