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속도 조절'에…美국채 금리 6개월 만에 최대

입력 2024-12-19 11:04
수정 2024-12-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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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예상보다 더 높은 강도로 금리 인하 속도를 낮추겠다고 시사하자 미국 국채가격이 급락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조기 종료되고 금리 동결 단계로 접어들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0.12%포인트 상승해 연 4.506%에 도달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4.5%를 넘은 것은 6개월여 만이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1% 포인트 이상 급등해 연 4.348%에 이르렀다. 국채 금리와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열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발표된 점도표가 '매파적'으로 확인되면서 국채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Fed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린 FOMC에서 현재 연 4.5~4.75%인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리인하 자체는 시장의 예상대로였지만 이번 성명에 추가된 문구와 점도표상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 전망치가 매파적이었다는 점이 시장에 경기를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명에는 향후 금리 조정과 관련해 "규모와 시점을 고려하겠다"는 표현이 추가됐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성명 문구 수정에 대해 "금리인하 속도가 더 느려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이후 금리 경로를 예상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내년 중 2차례(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4회, 1.0%포인트 인하)에 비해 훨씬 인하 폭이 작아진 것이다. Fed는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올해 초부터 노동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완화됐다"면서 "실업률이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상승률이나 실업률이 경제 상황이 좋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왜 금리를 추가로 낮췄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늘 결정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너무 느린 움직임이 노동 시장의 경제 활동을 법적으로 저해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빠른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리의 진전을 저해할 수 있는 양쪽의 위험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의 잭 맥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ed는 통화정책의 새로운 단계인 일시 정지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금리인상과 금리인하를 동등하게 평가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같은 정책 불확실성은 내년 금융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