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회사채 '1번 주자'는 포스코

입력 2024-12-18 18:31
수정 2024-12-19 01:37
포스코그룹이 내년 초부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그룹 핵심 부문인 철강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가 회사채 시장의 첫 주자로 나서 최대 1조원가량을 조달할 예정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하반기 각 계열사가 공격적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데 이 기조를 내년 초에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다음달 6일 5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기로 했다. 흥행 여부에 따라 1조원까지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채 만기 구조는 다양하게 구성했다. 2년물, 3년물, 5년물, 7년물을 발행할 예정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이 주관사단에 포함됐다.

포스코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빅 이슈어’로 꼽힌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이례적으로 자금 조달에 보수적이었다. 지난 3월 포스코이앤씨가 15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 공모 시장을 찾지 않았다. 올초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취임한 뒤 차입 규모를 늘리는 대신 구조 개혁과 원가 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가 하반기 들어 다시 공격적인 투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소재 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은 7월 6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찍었다. 채무 상환에 일부 쓰고 나머지는 전남 광양시에 있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공장에 투자하는 데 활용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6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 작업도 마무리했다. 업계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주춤하는 동안 선제적인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포스코그룹의 무역·에너지 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월 3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그룹이 내년에는 유동성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핵심 사업 부문인 철강뿐 아니라 2차전지 등에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로봇과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부문에서도 자금 소요가 크다는 분석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