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8일 16: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각국이 통화정책을 전환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사모크레딧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피터 글레이저 맥쿼리자산운용 크레딧부문 대표(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모크레딧 투자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마진과 수수료가 높여 저금리 시대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며 이 같이 말했다.
맥쿼리자산운용 크레딧부문은 운용자산(AUM)이 2200억달러(약 316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과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을 거친 글레이저 대표는 2022년 맥쿼리자산운용에 합류해 크레딧부문을 이끌고 있다.
글레이저 대표는 사모크레딧 시장이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투자처라는 점을 강조했다. 글레이저 대표는 "사모크레딧 펀드는 고금리 시기에는 마진과 수수료를 낮춰 연 9~9.5% 수준의 수익률을, 제로금리 시기에는 마진과 수수료를 높여 7~7.5%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며 "수익률의 구성이 바뀌지만 금리 인하기에도 사모크레딧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에선 우정사업본부(예금)와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회, 군인공제회, 산재보험기금 등이 사모크레딧 펀드를 대상으로 출자사업을 진행하는 등 사모크레딧 시장에 대한 연기금과 공제회의 관심이 커졌다. 글레이저 대표는 "기관투자가들이 사모크레딧 출자를 늘리는 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글레이저 대표는 사모크레딧 펀드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로 사모주식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적정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고금리 시기에는 제로금리 시기 사모주식 펀드에 기대하던 수익률을 사모크레딧 펀드에서도 올릴 수 있었다"며 "연기금과 공제회의 자금은 안전하게 적정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의 사모크레딧 시장은 태동기 수준이다. 글레이저 대표는 한국에서도 사모크레딧 시장이 조만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성장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레이저 대표는 기업들이 은행이 아닌 증권사를 찾아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한 걸 사모크레딧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 하나의 시그널로 보고 있다. 그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늘 날로 커지는 상황에 은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증권사를 넘어 결국 사모크레딧 펀드의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자급 조달 방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쿼리자산운용 크레딧 부문은 아직까지 한국에선 투자를 집행하진 않고 있다. 글레이저 대표는 한국 시장의 상황을 살피며 한국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할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글레이저 대표는 "1년에 두 세번 한국을 찾고,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기회가 온다면 한국 시장에도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35년간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글레이저 대표는 끝으로 자신의 투자 철학을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에 기대기보다는 잘못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모크레딧펀드는 항상 업사이드보다는 다운사이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클라이언트에게 위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안기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