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욕설 비판한 박정훈에 '발칵'…징계 서명운동 등장

입력 2024-12-18 14:23
수정 2024-12-19 08:10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욕설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당원 서명운동'이 등장했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책임당원 박모씨는 '국민의힘 박정훈 징계 촉구 당원 서명운동'이라는 제목의 구글 문서를 통해 온라인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취합해 당에 징계요청서를 제출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박씨는 "우리 국민의힘의 품격과 도덕성을 뿌리째 흔드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 박정훈이 당의 원로이자 보수 진영의 중심인물인 홍준표 대구시장님을 향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부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박씨는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박정훈 의원은 과거에도 선배 의원인 이철규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당내 분열을 조장한 전력이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박 의원의 언행은 당의 원칙과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했다.

홍 시장은 전날 지지자 소통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이런 서명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지지자의 질문에 "레밍들의 마지막 발악이 있을 텐데, 이젠 상대 가치가 없다"고 했다. 다른 박 의원 관련 질문에는 "그 者(놈 자)는 기자 할 때부터 그랬다. 내가 사는 곳이 잠실인데, 송파(박 의원 지역구)가 모두 더럽혀졌다"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홍 시장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홍 시장이 한 전 대표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것에 대해선 비판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탄핵에 찬성한 데 대해선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이중잣대를 들이밀었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살다 살다 이런 병X 같은 논리는 처음이다. 탄핵 찬성파 징계하자면서 탄핵에 찬성한 광역단체장들에게는 사정이 있어 찬성했을 것이라고?"라며 "홍 시장처럼 정치 오래 안 해서 잘 모르지만, 우리 당이 '정신병동' 소리 듣지 않고 다음 대선 때 이재명에게 정권 내주지 않으려면 몇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정도는 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계엄은 잘못된 것', '윤 대통령은 절차에 따라 본인 행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범죄자 이재명의 집권은 막을 수 있도록 신속한 재판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부결 당론을 거스르고 찬성 표결을 한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해오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에는 "이번 탄핵 반대는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기로 하고 의총 의결을 한 강제적 당론이었고, (당헌·당규에 따라) 의원 3분의 2 이상의 결의를 거쳐 당론 변경도 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론에) 반대한 것은 소신과 상관없이 징치(懲治) 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홍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탄핵 반대 입장을 밝히다가 찬성으로 선회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오 시장이 탄핵 반대를 했다가 찬성으로 돌아선 것은 유감이지만,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당 사람들도 비상계엄에 찬성한 사람이 극소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의 오판이긴 해도, 국회를 인질로 한 민주당의 패악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박 의원이 이중잣대라고 지적한 대목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