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고시원 같은 독방 불편…외풍에 이불 덮어쓰고 자"

입력 2024-12-18 08:04
수정 2024-12-18 08:16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아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감 하루 만에 당 소속 국회의원, 당원, 지지자들에게 옥중 서신을 보냈다.

조 전 대표 측은 지난 17일 그의 페이스북에 "변호인 접견 시 구술한 것을 정리했다"면서 장문의 옥중 서신을 올렸다. 이에 따르면 조 전 대표는 "어제 아침 추운 날씨에도 배웅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며 "열렬한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신 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신 분 모두의 얼굴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들어왔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바깥에 비해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다. 그러나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려 한다"며 "담요 위 잠자리라 어깨와 등이 배기고, 외풍이 들어와 이불을 머리 위로 덮어쓰고 자야 했지만, 어제 첫날밤 많이 잤다. 이곳에서는 21시 취침하고 06시 기상이란다"고 했다.


조 전 대표는 이어 탄핵 정국을 언급하면서 "내란 수괴를 비롯한 쿠데타 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헌재 결정과 수사에 맞설 것이다. 내란 공범 정당은 가만히 정권을 내놓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는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다들 저 대신 더 열심히 해달라. '조국의 부재'를 메워달라"고 했다.

조 전 대표는 글 말미 추신으로는 "고시원 1인실 같은 독방에 있지만, 제자리 뛰기와 스쿼트 등으로 몸을 푼다. 다들 운동하라"고 했다.

사문서위조 및 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대표는 지난 12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과 600만원의 추징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받았다. 2019년 12월 기소된 뒤 5년 만이자 2심 선고 후 10개월 만이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그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2026년 12월 15일이다.


조 전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전날 조 전 대표를 면회한 뒤 장문의 글을 써서 SNS에 올렸다. 정 전 교수는 "당일 가족에게만 허용되는 면회를 위해 오후까지 기다려 푸른색 죄수복에 파랗게 언 그를 만났다. 아, 여기에서까지 저 파아란 혁신의 색깔"이라고 했다.

정 전 교수는 "유난히 추위를 타는 이를 지난 토요일 늦게 강제로 붙잡아 독감 폐렴 예방주사를 중복으로 맞게 했더니 어제 몸이 후들댄다 했는데, 오늘 독방의 한기에 얼굴이 얼었네"라며 "우리의 이별을 달래는 저 하늘의 눈처럼 머잖아 천지에 거칠 것 없이 흩날릴 것이다. 우리 다시 만날 그날까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교수, 딸 조민씨 등 조 전 대표의 가족은 지지자들에게 면회 기회를 가족에게 양보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가족은 "면회 회수가 제한돼 있다. 신청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염려와 간절한 마음을 모르지 않지만,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 부탁드린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