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무역협회, 경총, 중기중앙회 등 경제 4단체장이 어제 우원식 국회의장과 간담회를 했다. 경제계는 이 자리에서 여야가 모두 필요성을 인정한 12개 무쟁점 법안의 연내 통과를 간곡히 요청했다. 탄핵 정국의 극심한 혼란 상황에서 경제라도 제대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충정에서다.
반도체특별법이 무쟁점 법안의 대표 격이다. 반도체 기업에 직접 보조금 지원, 주 52시간 규제 적용 예외 등이 골자다. 정부가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세액공제 혜택만 있는 한국의 반도체 인센티브 규모는 일본의 10분의 1,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야 간 이견이 있는 근로시간 규제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 등의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망 특별법도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최근 20년간 전력 수요가 98% 늘 때 송전설비는 26% 증가하는 데 그친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위한 방폐장법, 국가 핵심기술 유출 시 간첩죄를 적용하는 형법 개정안, AI(인공지능) 주권 확보에 필요한 AI 기본법, 해상풍력 발전의 국가적 지원을 담은 해상풍력특별법, 외국인 근로자 체류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외국인고용법 등도 국회 계류 중인 무쟁점 법안이다. 최태원 상의 회장은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연내 통과된다면 대한민국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긍정적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 말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