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정국에 ‘뜻밖의 특수’를 누린 기업이 있다. 국민 플랫폼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다. 네이버는 검색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카카오는 소액결제 주문이 몰렸다. 두 곳 모두 주가 흐름이 개선됐다.
국내 사정에 밝았다17일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3~15일 국내 검색시장에서 네이버는 점유율 64.31%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 구글의 맹추격에 50%대로 떨어졌던 점유율이 오랜만에 반등했다. 이 회사가 60%대 중반 점유율을 달성한 것은 2022년 말 이후 2년여 만이다.
해당 기간 구글의 점유율은 뒷걸음질 쳤다. 구글은 27.30%로 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와 구글 간 격차는 37.0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직전 달 같은 기간(27.01%포인트 차이)과 비교하면 10%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 3, 4위 점유율도 직전 달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다음은 3.28%에서 2.90%로, 마이크로소프트(MS) 빙은 3.21%에서 2.81%로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점유율이 높아진 이유를 긴박한 국내 정세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이슈나 상황을 빠르게 검색하고 파악하기 위해 토종 플랫폼을 찾은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내부에선 이번 점유율 반등을 계기로 검색 주도권을 더 확고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검색 품질,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검색 일번지’ 이미지를 굳히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카톡 편의점 매출 세 배대통령 탄핵 관련 시위가 벌어진 7일, 14일에는 카카오톡 ‘톡딜(선물하기)’에서 1만원 미만 소액결제가 활발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시위 참여자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핫팩이나 간식거리를 선물하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다.
카카오 커머스에 따르면 7일과 14일 핫팩, 에너지바, 음료 등 편의점 품목 매출이 평소보다 약 세 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7일 오후에는 톡딜 실시간 급상승 선물랭킹 ‘여성이 많이 선물한 1만원 미만 선물’에 초코우유, 에너지바, 핫팩이 1~3위에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기간 연령대별 인기 카테고리에 핫팩이 랭크됐다”며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교환 및 수령할 수 있는 상품 결제가 눈에 띄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참여자도 대거 몰렸다.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부터 관련 주제 오픈채팅방이 여럿 생성돼 수천 명이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채팅방은 물론 오픈채팅 라이트, 로컬탭 등에서 많은 이용자가 모여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트래픽 관리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메시지는 물론이고 사진, 동영상 등 실시간 상황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공유되면서 ‘역시 믿을 만한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