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영향에 부동산 시장 매수세가 수그러들면서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이 상승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서울 강남에서는 연일 신고가 거래가 쏟아졌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0.04% △0.21% △0.33% △0.23% △0.08% 등 5개월째 이어진 아파트값 상승이 멈췄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외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부산·대구 등 5대 광역시가 0.18%, 강원·충북 등 8개 도가 0.07%, 지방은 0.12%씩 내렸고 수도권만 0.13%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도 인천이 0.01% 하락으로 전환한 가운데 서울은 0.26% 올랐고, 서울에서도 강남구가 0.55% 상승하는 등 중심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지난달 10일 86억원(5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0월 이전 최고가인 84억원(12층)을 기록하고 한 달 만에 2억원 뛰었다.
같은 단지 전용 171㎡도 지난달 73억원(6층)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이 면적도 지난 10월 이전 최고가 69억8000만원(10층)을 비교했는데, 한 달 만에 3억2000만원 치솟았다. 인근 '신현대12차' 전용 155㎡ 역시 지난달 71억5000만원(8층)에 새 주인을 맞았다. 지난 10월 이전 최고가인 67억8000만원(10층)을 기록하고 한 달 만에 3억7000만원 올랐다.
압구정동에 이어 개포동에서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한 신고가가 이어졌다. '개포주공5단지'는 지난달 전용 83㎡가 이전 최고가보다 2억3000만원 오른 33억3000만원(12층)에 팔렸다. 같은 단지 전용 74㎡도 지난달 이전 최고가에서 1억5000만원 오른 29억7000만원(7층)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개포동 '경남2차' 전용 91㎡도 이전 최고가에서 1억7000만원 뛴 24억7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더불어 대출 규제 등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도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는 성동구가 왕십리·응봉동 위주로 0.39%, 서초구가 반포·서초동 주요 단지 위주로 0.35%, 용산구가 이촌·한남동 주요 단지 위주로 0.34%, 마포구도 공덕·아현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0.31% 순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21% 오르면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부터 1년 7개월째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대흥·염리동 주요 단지 위주로 0.35%, 중구가 신당·황학동 구축 및 대단지 위주로 0.27% 올랐다. 용산구는 한강로·문배동 역세권 위주로, 성동구는 응봉·하왕십리·옥수동 위주로, 강남구는 역삼·개포·대치동 학군 수요 있는 지역 위주로 0.26%씩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월세 갈아타기 수요 꾸준하다"며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선호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