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 출시가 당초 시장 예상을 벗어나 밀리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회사가 지난 8월 초부터 여러 차례 "개발 마무리 단계"라고 공언한 것과 달리 출시 시점이 내년 말로 특정되면서다.
16일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펄어비스'에 대한 종목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회사를 게임업종 최선호주에서 제외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5만7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내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 출시 타임라인이 현실적으로 내년 12월로 특정되면서, 자사가 보수적 관점에서 추산한 '내년 3분기'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며 "내년 실적 추정치 감소, 회사 커뮤니케이션(소통력) 예측 가능성 저하 등에 근거해 목표주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붉은사막 영상 등에 따르면 붉은사막 출시는 내년 4분기로 보여진다. 이 점은 회사의 소통력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사측은 올해 8월 초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부터 동 게임이 개발 마무리 단계라는 식의 코멘트를 수차례 밝혔기에, 현 시점에서 출시까지 1년을 웃도는 시차를 둔다는 것은 사업적 판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GTA 6가 내년 가을 출시를 예정하는 상황에서 경쟁강도를 피할 수 있는 현실적인 출시 시점은 12월로 봤다. 내년 4분기 중에서도 끝자락이다. 여기에 추가 변수가 발생할 경우 붉은사막 성과 귀속 회계연도가 내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단 설명이다.
그는 "이런 불확실성은 출시 타임라인이 최소 월 단위 이상으로 확정되기 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회사가 '게임 개발이 마무리 단계'라는 식의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면서 시장의 예측에 혼란을 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신작 '도깨비'의 출시도 이번 사례처럼 회사의 사업적 판단 등의 특수 변수로 최소 1년 이상의 출시 시차를 고려해야 투자자들로서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2026년 회계연도 성과에서 배제하고 출시 시점도 기존 대비 3개 분기의 지연을 감안해 2027년 2분기로 전망한다"고 짚었다.
그는 "붉은사막의 초기 판매 이후 게임성에 따른 매출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2026년 영업이익이 단절 구간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