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핵심 성장 시장"…BBC스튜디오가 'K-콘텐츠'에 집중한 이유 [인터뷰+]

입력 2024-12-16 06:27
수정 2024-12-16 09:52


BBC 스튜디오는 BBC커머셜 리미티드의 주요 상업 부문으로, 지난 해 18억 파운드의 매출과 3년 연속 2억 파운드 이상의 영업 이익을 창출한 곳이다. 지난해에만 '스트릭틀리 컴 댄싱(Strictly Come Dancing)', 댄싱 위드 더 스타즈(Dancing with the Stars)', '플래닛 시리즈(Planet series)', '블루이(Bluey)', '닥터 후(Doctor Who)' 등의 유명작들을 내놓으며 다양한 장르와 전문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다양한 IPTV와 케이블 플랫폼 파트너를 통해 BBC News, BBC Earth, BBC Lifestyle, CBeebies 채널 배급 뿐 아니라 KBS, JTBC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JTBC '부부의 세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라이언 시오타니(Ryan Shiotani) BBC 스튜디오 아시아 콘텐츠 콘텐츠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런 활동들을 이끄는 인물이다. BBC스튜디오의 아시아 전역 채널 및 스트리밍서비스와 공동 제작 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블루이 책 읽어주기' 프로젝트로 배우 한가인이 프랑스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카미유 코탱에 이어 참여했다. 또한 JTBC와 손잡고 배우 송지효의 해녀 체험을 담은 다큐멘터리 '‘딥 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모험(Deep Dive Korea:Song Ji Hyo's Haenyeo Adventure)도 제작했다.

한국을 "핵심 성장 시장"이라고 꼽은 시오타니 부사장에게 한국 콘텐츠와 협업과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 BBC 스튜디오는 한국을 '핵심 성장 시장'으로 묘사한 바 있습니다. 한국은 인구나 지리적 규모 면에서 특히 큰 시장은 아니지만, BBC 스튜디오가 한국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스트리밍에 익숙한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K-드라마의 독특한 매력을 매우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드라마 콘텐츠의 성공을 바탕으로 비드라마 콘텐츠로 더욱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플래닛 어스3(Planet Earth III)'와 같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시리즈를 제작한 BBC 스튜디오는 팩츄얼 (사실 기반) 콘텐츠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BBC Earth는 자사의 핵심 브랜드로, 아시아 전역에서 6천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는 BBC Earth 채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비드라마 콘텐츠의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BBC Earth에 훌륭한 콘텐츠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말하자면, 시청자들과 진정성 있는 감정적 연결을 형성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쩌다 사장'이나 '서진이네'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진이 새로운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는 모습을 통해 한국 예능 콘텐츠만의 독특한 동료애를 보여줍니다. 매우 간단한 설정은 오히려 감동적이고 따뜻한 감정적 연결에 더욱 중점을 두게 되며, 특히 젊은 시청자들이 이를 크게 공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BBC 스튜디오는 '블루이 책 읽어주기(Bluey's Book Read)'와 '딥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Deep Dive Korea: Song Ji hyo's Haenyeo Adventure)'를 선보였습니다. 한국 출연진 및 제작진과 협업할 때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어떤 차이점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습니까?

배우 송지효씨는 그 주제에 완전히 몰입하며, 해녀가 되기 위해 잠수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출연자들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녀가 다큐멘터리의 주제에 얼마나 열정적이고 몰입했는지 알 수 있었으며, 모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제작진 역시 다른 나라의 제작 방식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매우 호기심이 많아 보였는데, 이러한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 이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여 최종 콘텐츠를 완성하게 된 방법이 있습니까?

. JTBC와 BBC 스튜디오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BBC의 기준을 준수하며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을 공동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목표에 집중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개의 국제 공동 제작팀이 함께 작업할 때는 언어의 차이가 도전 과제가 될 수 있지만, 이번 경우 BBC 스튜디오의 책임 프로듀서가 한국인이었고, 촬영 내내 현장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 '딥다이브 코리아: 송지효의 해녀 모험'이 단순히 한국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 콘텐츠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현지 문화에 뿌리를 둔 진정성 있는 이야기가 전 세계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해녀의 이야기, 제주도의 자연미, 그리고 송지효씨의 흥미진진한 모험이 결합된 이 콘텐츠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를 조명하고 있으며, 송지효씨의 개인 여정을 통해 독특한 시각으로 보여 질 것입니다. 해녀는 한국에서 잘 알려져 있지만, 송지효씨가 경험하는 발견과 모험의 여정에서 한국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 . '딥 다이브 코리아'는 JTBC와 협업하고 송지효씨를 캐스팅했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우리는 한국에서 오리지널 팩츄얼 (사실 기반)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했고, 정선영 책임 프로듀서는 주요 방송 파트너들과 만나 우리의 계획을 설명하며 공동 제작 및 유통(배급) 파트너십에 대한 관심을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JTBC는 자사 프로그램을 꾸준히 구매해온 오랜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닥터 포스터(Doctor Foster)'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The World of the Married)'와 같은 BBC 스튜디오 포맷을 제작한 경험도 있습니다. 우리는 JTBC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했으며, JTBC는 여행과 모험을 주요 요소로 한 BBC Earth 채널의 정체성과 가장 부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캐스팅과 관련해, 우리는 신체적으로 힘든 역할을 소화할 수 있고 바다와 깊은 연관성을 가진 한국의 인기 출연자를 물색했으며, 그 결과 배우 송지효씨가 자연스럽게 적임자로 떠올랐습니다. 송지효씨는 런닝맨에서 승부에 뛰어나고 체력 소모가 많은 역할을 소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전직 수영 선수였고, 이모가 해녀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감탄을 자아내는 가족들의 수중 능력과 카리스마에 매료되었으며, 이것이 이번 여정을 그녀에게 매우 개인적인 의미를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 배우 한가인씨가 '블루이 책 읽어주기(Bluey Book Read)'의 한국어 내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녀가 캐스팅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가인씨는 육아 철학과 타고난 따뜻함은 가족 중심의 안전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강조하는 '블루이' 브랜드와 잘 어울립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블루이'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으며, 한가인씨가 참여해 한국어로 '블루이 아기 경주(Baby Race)', 영어로 '잘 자, 과일박쥐(Goodnight, Fruit Bat)' 두 권의 '블루이' 책을 읽어 아시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 . BBC 스튜디오의 한국 프로젝트는 인기 아이돌을 활용하기보다는 '한국' 그 자체의 본질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입니다.

'딥 다이브 코리아(Deep Dive Korea)'는 BBC Earth의 브랜드 가치를 핵심으로 삼아, 한국의 본질을 전달하는 동시에 인기 출연진이 개인적인 발견의 여정을 떠나는 과정을 따라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BBC 스튜디오의 주요 시장인 아시아 전역에서 송지효씨의 높은 지명도는 시청자들을 끌어오는데 분명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출연자가 다큐멘터리 주제와 높은 관련성을 가지고 있고, 진정성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했다는 점입니다. 송지효씨가 바다, 해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시청자가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하며, 이것이 바로 BBC Earth 콘텐츠의 차별점입니다.

▲ BBC스튜디오의 관점에서, BBC 스튜디오가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자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의 가장 강력한 자산은 다양성입니다. 우리는 매우 다양한 장르와 전문 분야에 걸쳐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선도 기업입니다. 또한 파트너들에게 콘텐츠를 판매하거나, 리니어 및 FAST,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BritBox International, BBC Player, 그리고 글로벌 디지털 뉴스 플랫폼 BBC닷컴 등 55개 채널 피드를 포함한 자체 국제 미디어 및 스트리밍 사업을 통해 콘텐츠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유통 사업자이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제작, 유통(배급), 상업화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 덕분에 BBC 스튜디오는 프로젝트의 규모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파트너로 자리 잡았습니다.

▲ BBC 스튜디오는 앞으로 한국 방송사 및 제작사와의 협업에서 어떤 목표와 가치를 우선시할 것입니까?

우리는 모두가 공감하는 명확한 가치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를 진정으로 공유하는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 BBC의 사명은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하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며, 우리는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에 이 가치를 담아 전 세계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마케팅하고, 파트너들이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상업적 전문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BBC 스튜디오 아시아에서는 지속적인 협업을 모색하기를 원하며, 자사와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한국 제작사와 방송사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JTBC와의 '딥 다이브 코리아' 협업과 더불어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과도 한국 제작사와 함께 콘텐츠 공동 개발, 공동 제작 및 배급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자체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아시아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포부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프로젝트를 확정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이야기를 전 세계와 나누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같은 열정을 가진 프로듀서들이 있으며, 그들과 함께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함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작업 방식과 자금 조달 방식에도 열려 있습니다.

▲ BBC 스튜디오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콘텐츠 중 한국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 있습니까?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는 무엇입니까?

저희는 BBC Earth에서 새롭게 방영을 시작한 놀라운 랜드마크 자연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시아(Asia)'를 소개합니다. 이 7부작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인 아시아의 놀라운 야생동물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탐험하며, 데이비드 아텐버러(David Attenborough)경이 진행을 맡았습니다. 지구상에서 놀라운 지역 곳곳을 탐험하며, 시청자들은 아시아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여행하고,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동물들의 놀라운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시아 대륙의 자연미를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