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연간 판매량 425만 대를 기록해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 7위에 오를 게 확실시된다. 올 4분기에만 한 달 평균 50만 대를 팔아치우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세계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BYD는 ‘세계 자동차 기업의 원조’ 격인 미국 포드와 ‘엔진 기술의 상징’인 일본 혼다를 모두 제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롄위보 BYD 최고과학자(CSO)는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BYD는 지난달 50만6804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연간 425만 대 판매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BYD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302만4417대) 대비 4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올해 초 발표한 판매 목표(400만 대)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롄 CSO는 “BYD는 최근 누적 판매량 1000만 대를 넘겼다”며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 세계 시장에서는 5대 중 1대가 BYD 전기차”라고 말했다.
BYD 등 중국 신생 브랜드의 약진으로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엔 격변이 예상된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국영 자동차 기업 지리자동차는 올 10월 기준 누적 265만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2.5% 늘었다. 일본 스즈키를 밀어내고 세계 판매 순위 10위권에 처음 들었다.
1997년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 설립된 체리자동차는 올해 10월까지 누적 225만 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세계 판매 순위 1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13위), BMW(14위)가 중국 자동차 3사에 모두 따라 잡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전통 자동차 제조사는 올해 큰 폭의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품질 인증 조작 사태 등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 감소한 804만9000대(10월 누적 기준)의 판매량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현지 기업에 밀려나고 있는 폭스바겐(-1.9%)과 스텔란티스(-9.1%), GM(-12.0%), 혼다(-3.5%) BMW(-5.0%), 벤츠(-2.4%) 등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유럽과 미국 자동차 기업은 자국 내 생산 기지를 폐쇄하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섰다. 폭스바겐은 창립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공장을 닫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