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첫 외교일정은 바이든과 통화…"철통같은 한미 동맹 변함없어"

입력 2024-12-15 18:26
수정 2024-12-15 18:27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정상 외교 공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이 15일 첫 공식 외교 일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6분간 통화하고 국내 상황과 한·미 동맹에 대해 논의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이뤄진 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 동맹 또한 흔들림 없이 계속 유지·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핵 위협과 러·북 협력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공고히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신뢰한다”며 “철통같은 한·미 동맹은 여전히 변함없다”고 화답했다. 백악관도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두 정상은 최근 몇 년간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룬 굉장한 진전에 대해 논의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한 권한대행이 자리에 있는 동안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 축’으로 남을 것이라는 믿음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 권한대행이 외교 일정에 첫발을 뗐지만,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상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임기가 한정된 데다 새로운 정책을 내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각국이 중대한 외교 사안을 한국과 논의하지 않으려고 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등 내년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상 외교의 ‘올 스톱’은 치명타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아침) 한 권한대행과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하면서 그런 우려는 불식됐다고 생각한다”며 “상당히 이른 시일 내 모든 것이 정상화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상반기 내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 신행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2~4개월 안에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2016년 트럼프 1기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행정부 출범 후 5개월이 넘은 2017년 6월 말에 가서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은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만 두 차례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당선인 간 만남은 정상 외교의 큰 틀에서 논의될 수 있다”며 “방미 특사단 파견도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