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공동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사진)가 데이터 고갈로 사전 학습 형태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훈련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AI가 자체 추론 능력을 갖추고, 그 추론 결과는 예측 불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전날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신경정보처리시스템 콘퍼런스 강연에서 “우리가 아는 형태의 생성형 AI 모델 사전 훈련은 의심할 여지 없이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가 화석연료처럼 유한한 자원이란 점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컴퓨터 연산 능력은 향상되고 있지만 데이터는 늘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인터넷은 오직 하나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츠케버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의 수제자로, 본격적인 AI 시대의 문을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힌턴 교수와 딥러닝의 시초인 ‘알렉스넷’ 개발에 참여했고, DNN리서치를 공동 창업했다. 구글이 DNN리서치를 인수한 뒤 구글로 자리를 옮겨 AI 알파고와 AI 개발 도구인 텐서플로 개발에 앞장섰다. 2015년 오픈AI를 공동 설립해 챗GPT 개발을 주도했다.
수츠케버는 앞으로 AI 기술은 에이전트와 추론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전트는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고 결정을 내리는 자율적인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는 “AI가 에이전트와 추론 능력을 동시에 갖추면 자의식까지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체스 선수도 예측할 수 없는 수를 두는 것을 사례로 들며 “AI가 더 많이 추론할수록 추론 결과는 예측 불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수츠케버가 오픈AI를 나와 창업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SSI)는 ‘초지능 안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 2개월여 만에 기업가치 50억달러(약 7조원)를 인정받고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