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 비보존제약이 암 환자 등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쓰는 비마약성 진통제를 국내에서 처음 허가받았다. 부작용이 심한 기존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보존제약이 개발한 ‘오피란제린’을 국산 신약 38호로 허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오피란제린의 상품명은 ‘어나프라주’다. 이번 허가는 중등도 이상의 심한 통증에 사용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로는 세계 최초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피란제린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다중으로 발생하는 통증 신호와 전달을 막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수술 후 심한 급성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단기 요법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오피란제린이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를 대체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 계열의 약물로 진통 효과가 뛰어나지만 중독은 물론 통증에 더 민감해지고 호흡이 억제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오남용 우려도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허가받은 비마약성 진통제는 대부분 가벼운 통증에 주로 쓰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29조원에서 2030년 100조원으로 3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비보존제약은 앞서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 후 통증 환자 28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오피란제린의 효능을 입증했다. 심한 통증을 대조약 대비 35% 낮추는 효과를 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