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르 메리어트 하얏트 등이 잇따라 자사 브랜드 호텔을 내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이 글로벌 호텔 체인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이들 글로벌 호텔 체인은 명동 광화문 홍익대 등 강북지역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강남지역에서 국내외 소비자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임피리얼팰리스는 아코르 계열의 프리미엄 브랜드 그랜드 머큐어로 새단장하고 이달 10일부터 영업에 나섰다. 호텔 이름은 ‘그랜드머큐어임피리얼팰리스서울강남’으로 변경됐다. 임피리얼팰리스는 1989년 호텔 아미가로 시작해 35년간 토종 호텔로 운영된 곳이다.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데다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연예인이 자주 찾는 호텔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하던 2022년 초 영업난에 문을 닫아야 했다. 시설이 노후화된 상황에서 인근에 하얏트 계열의 안다즈, 신세계의 조선팰리스 등 특급호텔이 잇달아 들어서 경쟁이 쉽지 않았다. 임피리얼팰리스는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서는 한편 복수의 글로벌 호텔 체인과 협상한 끝에 강남 지역에 아직 진출하지 않은 아코르와 손잡기로 했다. 김경림 총지배인은 “아코르의 브랜드와 예약망을 공유하게 된 만큼 인근 안다즈와 충분히 경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남지역에는 최근 수년간 글로벌 호텔 체인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19년 신사동에 하얏트의 럭셔리 브랜드 안다즈가 문을 열었고, 메리어트 계열의 웨스틴도 내년에 삼성동 코엑스 단지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기존 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가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의 브랜드를 떼고 메리어트와 손잡았다. IHG는 대신 삼성동 테헤란로변의 그랜드인터컨티넨탈을 대규모로 리모델링해 2020년 다시 문을 열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의 조선팰리스가 역삼동에, 럭셔리 리조트 회사 아난티의 ‘아난티앳강남’이 논현동에 최근 최고급 호텔을 지으며 글로벌 호텔 체인과 경쟁에 나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남지역엔 향후에도 특급호텔이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다. 신세계는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에 럭셔리 호텔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잠원동 옛 리버사이드호텔 부지는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될 전망인데, 최고급 럭셔리 호텔 브랜드가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빈센트 르레이 아코르앰배서더코리아 운영총괄사장은 “서울 호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더 많은 호텔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