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6위 사업자인 키움투자자산운용이 다음 달 ETF 브랜드 이름을 'KIWOOM'으로 전격 교체한다. 소속 그룹인 다우키움그룹, 특히 개인투자자 선호 증권사 키움증권의 '브랜드 파워'를 누리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키움운용은 내년 1월14일부로 자사 주력 ETF 브랜드명을 모두 'KIWOOM'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2002년부터 써 온 KOSEF와, 2022년 추가로 선보인 히어로즈는 상품명에서 지워진다. 그간 키움운용은 ETF 브랜드를 운용전략에 따라 '투트랙'으로 관리해 왔다. 시장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ETF에는 KOSEF를, 시장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ETF에는 히어로즈를 썼다. 이 두 개 이름이 이번에 KIWOOM이라는 단일 브랜드로 통합, 변경되는 것이다.
키움은 다우키움그룹의 대표 브랜드명이다. 다우키움그룹에는 다우기술을 최대주주(42.31%)로 둔 키움증권을 비롯해 키움운용, 키움저축은행, 키움예스저축은행 등이 있다. 키움운용은 키움증권의 100% 자회사다.
결국 이번 브랜드 교체는 증권가에서 20년 가까이 리테일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 온 키움증권의 덕을 보기 위함으로 보인다. 여전히 투자자들이 ETF를 선택할 때 브랜드 파워를 크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들의 거래 의존도가 가장 높은 증권사다. 'KOSEF'나 '히어로즈' 보다는 이미 투자자들 사이 신뢰가 높은 '키움'이 투자자들의 시선을 더 잘 끌 것이라는 판단이다.
키움운용은 한국거래소에 총 60개 ETF(KOSEF 45개·히어로즈 15개)를 상장한 상태다. 전날 기준 이 종목들의 순자산총액은 3조9666억원으로 시장 점유율은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자, 신한자산운용 다음으로 여섯 번째다. 키움운용의 ETF 사업부는 내년 1월 '리브랜딩'(rebranding)을 계기로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해 점유율 5위권 안에 들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KOSEF는 삼성운용의 'KODEX'와 함께 가장 역사가 오래된 ETF 브랜드였는데, 역사보다 전략을 택한 대목에서 운용사들의 고심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각 그룹사, 금융지주회사마다 그룹 대표 브랜드의 ETF 활용을 두고 서로 다른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향후 어떤 전략이 점유율 확대에 통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7월 KB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를 기존 'KB STAR'에서 'RISE'로 바꿔 KB를 지웠다. 반면 올 4월 하나자산운용은 'KTOP'에서 '하나1Q'로 바꾸면서 그룹사 이름을 넣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