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실 간 與중진들 "탄핵안 상정, 토요일 피해달라"

입력 2024-12-11 18:23
수정 2024-12-12 01:09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11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토요일이 아니라 다른 요일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성동·윤상현·김기현·나경원 등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날 우 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이같이 요구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은 지난 7일과 마찬가지로 토요일인 오는 14일 오후 5시에 표결이 예정돼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탄핵안 상정·의결은 토요일을 피해 날짜를 다시 잡자고 건의했다”며 “그런데도 토요일에 상정하면 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토요일이 아니라 다른 날 표결을 요구하는 것은 휴일인 만큼 대규모 집회·시위가 국회 인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탄핵 부결’을 당론으로 정한 여당 의원들이 받는 압박감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야당이 매주 토요일 본회의를 열고 탄핵안을 처리하려는 것을 두고 “그 의도는 집회·시위자들이 토요일에 국회의사당으로 집결하고 국회에 있는 직원, 당직자, 의원들과 맞닥뜨리게 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주 토요일에도 금요일부터 국회의원회관에 신원불명의 사람들이 숙식했다”며 “국회의사당 경내에 출입 신청 없이 무단으로 들어와 숙식하는 것은 의사당 내 질서 유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의장에게 시정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회·시위자들이 주요 출입구를 봉쇄한 상태에서 출구로 나가는 사람의 신분증을 조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