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이틀째 촛불·응원봉으로 '불야성'…탄핵 촉구 집회 이어져

입력 2024-12-08 18:03
수정 2024-12-08 18:04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개표 무산 이튿날인 8일 국회 앞에는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졌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행사에는 오후 5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만3000여 명,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참석자들은 어제에 이어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은 해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촛불의 함성은 멈추지 않는다' 등 플래카드를 들기도 했다.

전날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를 이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공식 일정이 없었지만, 9일부터 "매일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촛불행동 역시 내일부터 오후 7시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매일 촛불 집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날 여의도에는 저녁 7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2000명(최대 15만9000명)이 집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주최 측 추산은 100만명에 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수의 팬클럽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만난 세계', 애스파의 '위플래시', 로제의 '아파트' 등 신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시위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지역에서도 탄핵소추안 무산 규탄 집회가 줄을 이었다. 우선 광주 도심에서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99개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이하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윤석열 체포! 국민의힘 해산!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시민 2500여 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전·서산 당진·천안 아산·청주 촛불행동과 민주당 대전시당 평당원협의회, 사회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들은 이날 대전역 서광장에서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촉구 대전·충청 유권자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표결에 불참해 탄핵소추안 처리가 무산된 것을 규탄하고,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해외에서도 집회 개최 소식이 전해졌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7일(현지시간) 교민 300여 명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에펠탑 전망 명소로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 모여 윤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촉구했다.

앞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무산됐다.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에는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탄핵안은 재적의원(300명) 중 3분의 2인 200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이에 따라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의원 192명, 국민의힘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등 195명만 참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