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관련 종목들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실적을 기반으로 질주하는 미국 AI 대표주들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업종 전반에서 수급에 따라 요동치는 테마주 양상이 짙어지고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코스닥시장에서 폴라리스AI는 5.17% 내린 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폴라리스AI는 올해 AI 관련 호재가 있을 때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린 대표적 종목이다. 최근 정체된 주가 흐름 속에 ‘단타족’이 몰리며 개장 초 8.97%까지 올랐다가 곧바로 강해진 매도세에 급전직하했다. 마음AI(-7.39%), 더존비즈온(-6.03%), 이스트소프트(-7.36%), 한글과컴퓨터(-5.76%), 셀바스AI(-4.92%) 등 다른 관련주들도 장 초반 뛰었다가 하락 마감했다.
이들 주가는 지난달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발 ‘AI 붐’ 영향이 컸다. 서학개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미국 AI 기업 팰런티어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AI·암호화폐 차르’ 직책을 신설하는 등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분위기를 달궜다. 미국 증시는 기세를 이어 지난 4일에도 세일즈포스(10.99%), 스노우플레이크(6.01%) 등 AI주들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종목들은 말라붙은 거래량과 계엄 사태로 인해 관련주 흐름이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결국 정치 테마주로 개인투자자 수급 이탈이 누적된 6일엔 주가가 크게 꺾였다.
국내 관련주들이 AI로 확실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라리스AI의 주요 매출원은 공공기관 통신 구축 사업과 패션 잡화 판매다. 다른 관련주들도 아직 오피스 SW, 보안 등 기존 사업의 영향력이 크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AI로 유의미한 수익을 낸다고 표현할 만한 상장사는 네이버 정도”라며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태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