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6일 14: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이 단일 발행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조달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만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 확충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12일 8000억원어치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했다. 10년 만기 5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달려 있다. 주관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iM증권, 한양증권이 맡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한화생명 후순위채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매겼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8월 발행 작업을 마친 교보생명 후순위채(7000억원), 한화솔루션 신종자본증권(7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발행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지난 4일 열린 수요예측에서 4000억원 모집에 1조4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조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한화생명 후순위채 흥행에 우려를 나타냈다. 수요예측 전날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 투자수요 확보에 난항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 사태라는 변수 속에서도 금리 메리트가 투자심리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공모 희망 금리로 연 4.0%~4.5% 수준을 제시했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최대 연 4.5%의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올해 들어 한화생명은 자본성증권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앞서 7월 5000억원, 9월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발행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1조9000억원의 자본성증권 조달에 나선 것이다.
한화생명이 자본 확충에 적극 나선 건 보험사의 대표적인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개선을 위해서다. K-ICS는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재무지표 산정 과정에서 자본으로 인정받아 K-ICS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K-ICS 175% 이상 유지하는 것으로 관리할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생명의 3분기 잠정 K-ICS는 164.5% 수준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