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한강 변 정비사업 '대어'인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조합원에 대해 분담금 상환을 입주 후 최대 4년까지 유예하겠다고 5일 밝혔다. 보통 분담금 납부는 입주 시점에 100% 이뤄지지만, 분담금 납부가 미뤄진 만큼 조합원은 이 기간 전·월세 등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종전 자산평가액이 분양가보다 높아 환급금이 발생하는 조합원에게는 분양 계약 완료 후 30일 이내 100% 환급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조합원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기본 50%에 100%를 더해 총 150%를 책임 조달한다. 최저 이주비도 12억원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자산평가액이 4억원인 조합원은 LTV 150%를 적용해 6억원의 이주비를 받을 수 있는데, 삼성물산이 여기에 6억원을 추가로 지원해 총 12억원이 되도록 맞추겠다는 의미다.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공사비 지급 조건도 도입한다. 이 조건은 공사비를 우선적으로 받는 ‘기성불’과는 달리 조합이 분양을 통해 수입이 생기면 공사비를 받는 방식이다. 지출이 수입 안에서 이뤄지는 만큼 조합원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환 순서도 필수 사업비부터 상환한 뒤 공사비를 지급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은 "조합원 부담은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상의 사업 조건만 담았다"면서 "조합에 제시한 차별화 조건들을 반드시 이행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 수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에 단지명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하고 서울시청 잔디광장 6283㎡(1904평) 5배 규모의 녹지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미국 디즈니랜드 조경을 기획한 세계적인 조경설계 그룹인 'SWA'와 협업했다.
한남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내달 18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