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
뉴스나 신문 기사로 종종 ‘프리미엄 10억 붙었다’, ‘분양권 신고가 속출’ 등의 제목을 가진 아파트 분양시장 소식을 접하곤 한다. 인기 있는 지역의 분양권은 이처럼 분양가에 프리미엄이라고 하는 웃돈이 붙어서 거래된다.
반대로 분양권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나 경기침체 등의 사유로 실제 분양가보다 더 낮은 금액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이 생길 때 보통 ‘마피가 1억원이다’ 등의 표현을 한다. 마피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의 줄임말이다.
감정평가 업무를 하며 느끼는 부의 이전의 최신 트렌드는 분양권 증여, 저가 양도다. 자녀에게 어차피 넘겨줄 재산이라면 한 푼이라도 쌀 때 넘겨서 세금을 줄이자는 것이 골자이다. 우리 회사도 입주권, 분양권 감정평가 업무처리가 많이 늘었다.
이런 현상의 이면을 살펴보면 일단 20~30대 자녀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극히 희박하다는 점이 있다.
또 우리나라의 상속세, 증여세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부모가 소유하다가 아파트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상속, 증여를 통해 재산을 이전하면 세금 부담이 엄청나므로 자녀에게 일찍이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에 입주할 권리를 넘기는 것이다.
분양권을 자녀에게 증여 또는 저가 양도한다면 언제 하는 것이 절세에 가장 유리할까? 일단 증여 가액이 낮을수록 증여세가 낮게 산정된다. 그렇다면 분양권의 가치가 가장 낮을 때가 절세에 유리할 것이다.
분양권의 가치가 산정되는 구조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특정 시점의 분양권 가치는 현재까지 납입한 분양대금에 프리미엄을 합산해 산정된다. 이때의 프리미엄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프리미엄일 수도 있고 마피일 수도 있다.
분양권 증여세를 최대 절세할 수 있는 시점은 납입한 분양금이 낮을수록, 프리미엄이 낮을수록 증여가액도 낮다는 점에 착안하면 된다.
숫자로 살펴보자. 분양가 5억원의 아파트에 당첨된 부모가 계약금 20%인 1억원을 낸 상태로 아직 프리미엄이 붙기 전에 성년 자녀에게 이 분양권을 증여한다면 자녀는 485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만약 부모가 해당 분양권을 조금 더 홀딩하다가 중도금 60%까지 내고 증여하는 경우 자녀는 388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 분양권 프리미엄까지 붙었다면 세금은 더 늘어나게 된다.
부모가 잔금까지 다 지급하고 아파트가 완공돼 더 이상 분양권이 아니라 ‘아파트’라는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는 어떨까. 해당 아파트의 시세가 7억원으로 올랐다면? 증여세도 1억3000만원대로 오르게 된다. 분양권 가치는 납부한 금액이 늘어날수록, 프리미엄이 붙을수록 상승하고 그에 따라 증여가액이 커지고 증여세가 수직으로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살펴본 것처럼 분양권의 상태에서 자녀에게 일찍 증여하면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부분은 자녀의 자산이 증대되는 것이므로 내 재산을 증식시켜 자녀에게 증여할 때보다 훨씬 절세효과가 탁월하다. 증여 시점이 빠를수록 증여 가액이 낮으니 절세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분양권에 이미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최대 절세가 가능할까? 바로 분양권 감정평가를 통하면 합법적인 절세가 가능하다. 감정평가를 통해 문제 되지 않는 한도에서 개별 분양권의 가치를 최대 절세 목적에 부합한 적정선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실제로 업무해보니 대부분의 상황에서 감정평가로 신고하는 것이 절세에 유리했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