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섹터와 2000년 주가 정점 전후 수익률 [오대정의 경제지표 읽기]

입력 2024-12-11 11:11
수정 2024-12-11 11:12



지난 11월 5일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S&P500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신정부 정책수혜주) 관련 섹터의 수익률이 좋았다. 이들은 모두 경기민감 업종이며 규제완화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과 에너지, 리쇼어링(미국으로의 제조업 재유치) 수혜 섹터인 산업재, 그리고 규제완화, 리쇼어링, 내수 확대 모두의 수혜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소형주이다.

[표1]은 트럼프 당선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지난 11월 수익률(남색 막대)과 그 이전인 연초부터 10월 말까지의 수익률(주황색 막대)이다. 경기민감 업종인 트럼프 트레이드 섹터 4개의 수익률이 모두 S&P500을 웃돌았으며 대표적인 3개의 경기방어 섹터는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신정부의 기업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가 주식수익률에 고스란히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올해 주가를 이끌어온 IT 섹터는 S&P500을 밑도는 수익률을 보여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앞으로의 주가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책 수혜 여부도 중요하지만 유사한 과거 사이클과의 비교도 의미가 있다. 현재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으며 IT 섹터가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가장 유사한 시기는 2000년 3월 IT 거품 정점 부근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높으나 기업이익 또한 매우 견조하여 지금을 주가의 정점으로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기에 [표2]에서는 IT 거품의 정점인 2000년 3월을 기준으로 이전 1년(남색 막대)과 이후 1년(주황색 막대)의 섹터별 수익률을 비교하였다.

2000년 주가 정점 이전 1년간의 수익률은 당연하게도 IT 섹터가 가장 좋았다. 트럼프 트레이드 섹터 중에서는 소형주 수익률이 가장 좋았으며 여타 섹터의 수익률도 평균 9%로 좋았으나 IT 섹터 위주로 상승한 S&P500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경기방어주는 매우 부진했으며 특히 필수소비재의 경우 –29%의 하락을 기록했다. 현재를 과거 가장 유사한 시기의 주가 정점 1년 전이라고 보면 IT와 소형주의 수익률이 가장 좋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면 주가 정점 이후 1년간 수익률은 IT 및 소형주가 매우 부진했으며 다른 트럼프 트레이드 섹터는 평균 2%를 기록했다. S&P500이 –25% 하락하는 1년 동안 경기방어 3개 섹터의 주가는 평균 20% 이상 상승하여 매우 좋았다.

현재를 주가 정점 부근으로 본다면 IT와 소형주를 제외한 경기민감 섹터와 경기방어 섹터를 혼합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적절하겠다. 특히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섹터는 2000년에는 없던 신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당시보다 더 좋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오대정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고문(C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