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되고 긴박하게 해제된 첫날인 4일,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계엄령과 민주주의의 의미를 설명하는 수업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은 물론이고 교육 일선에 있는 20∼30대 교사들도 비상계엄을 처음 경험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에 다수의 교사 커뮤니티에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을 '12·3 사태'로 명명하고 비상계엄 선포가 무엇인지, 역대 계엄령이 언제 선포됐는지 등을 설명하는 교육자료가 다수 올라왔다.
이날 초등학교 교사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는 비상계엄에 관해 설명하는 교육자료가 오전부터 10여개가량 게재됐다. 모두 일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정리해 만든 파일이다.
일례로 '계엄령 선포의 법적 절차와 삼권 분립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는 권력 분립의 필요성, 국회 봉쇄의 불법성, 비상계엄의 정의 등을 24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했다.
'12.3 비상계엄 타임라인'이라는 제목의 13페이지 분량 문서에는 전날 벌어진 일이 시간대 순으로 정리돼있었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에도 이날 '2024년 12.3 사태: 어젯밤 이야기'라는 제목의 총 34페이지 분량을 갖춘 수업 자료가 공개됐다. 이들은 자료를 배포하며 "역사 교사로서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여겨지는 아침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지금의 사태를 엄중히 여기고 역사 교사로서 해야 할 책무를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자료는 현재 11만5000회가량 조회되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실제 수업에서 활용됐다. 이날 교사 커뮤니티에는 "(자료) 덕분에 아이들에게 어제의 상황을 잘 설명했다", "PPT 내용 일부를 수업에 활용했다" 등의 댓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지역에서 근무하는 20대 중학교 역사 교사 김모 씨는 "전날 밤을 꼴딱 새우고 출근했다"며 "아침부터 여러 학생에게 '계엄령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는 바람에 교사 커뮤니티 통해 자료를 내려받아 조회 시간부터 수업을 진행했다"고 교육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