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충격, 외국인 오겠나"…파랗게 질린 여행·카지노주

입력 2024-12-04 16:39
수정 2024-12-04 17:06

국내 증시에서 여행·카지노주 주가가 일제 내리막을 탔다.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발표와 해제 여파로 한동안 국내 여행지와 카지노 등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영향에서다.

4일 국내 외국인 대상 카지노 운영사 GKL은 6.22% 빠진 1만1310원에 장을 마감했다. 복합리조트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는 4.02%, 롯데관광개발은 3.95% 하락했다. 최근 실적 개선 기대감에 한동안 주가가 상승했던 것과는 정반대 모양새다.

여행사 주가도 떨어졌다. 참좋은여행(4.17%), 하나투어(3.06%), 레드캡투어(1.94%) 등이 각각 내렸다. 이날 호텔과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주가는 2.75%, 시내·공항면세점을 두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3.36%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동안 업황 부진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일제히 밀렸다.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미루거나 취소할 수 있어서다.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주요국들은 비상계엄 발표와 해제를 전후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관련 주의 경고와 안내를 내놓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해제한 이후에도 자국민에게 “추가적인 혼란 가능성을 유의하라”며 “시위 진행 지역은 피하라”고 경고했다. 영국 외무부는 홈페이지의 여행 권고사항에서 한국에 대해 주의 문구를 추가했다.

주요 인사들의 방한 일정도 일부 연기됐다. 주한 스웨덴대사관에 따르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당초 오는 5~7일로 예정했던 방한 일정을 이날 취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줄면 여행사는 인바운드(방한 입국자) 상품 영업이 어려워진다. 카지노와 호텔은 ‘큰 손’ 고객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높은 원달러 환율이 지속될 경우 면세업계도 타격을 받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비상계엄 조치 해제 이후에도 탄핵 논의 등으로 정국이 혼란해질 경우 단순히 여행·레저활동을 위해 한국에 오려 했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계획을 미룰 수 있다”며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관광객들의 수요도 줄 수 있어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