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4일 자정께 전국 학생들이 등교 여부를 두고 혼선이 발생했다. 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는 "내일 휴교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계엄령이 발효 시 각급 학교의 휴교 여부는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날 0시 53분 "모든 업무와 학사 일정은 정상 운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혼란을 진정시키는 데 앞장섰다. 전국 각급 학교의 학사 일정은 정상 운영됐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교각을 보는 학생과 담임선생님'이라는 제목으로 밤늦게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유돼 눈길을 끌었다.
한 학생이 "선생님 밤늦게 죄송한데 내일 학교 가나요? 전쟁 났다고 하던데요"라고 묻자 선생님은 "학교 와야지. 전쟁 안 났다"라고 답했다.
학생은 이어 "뭐가 선포됐다는데 진짜 가도 돼요? 학교가 안전할까요? 라고 되물었다.
이에 선생님은 태연하게 "음 글쎄 새삼스럽네"라면서 "너희들이 있는 학교는 언제나 전쟁이었는데. 그리고 내일 급식 양념치킨이다"라고 안내했다.
그러자 학생은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말하며 더 이상 등교 여부를 묻지 않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선생님께서 양념치킨으로 친구들을 잘 안심시켰네. 현명한 교사시다", "나도 출근 안 하는 줄 알았는데 왠지 아침 되면 계엄 해제돼 있을 거 같았는데 정말 자다 깨서 보니 해제했더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계엄선포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 뿐 아니라 계엄령을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직장인들도 아침 출근 여부에 촉각을 기울였다.
한 대기업 종사자는 국회 계엄군 진입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다 결국 계엄 해제 안이 통과되자 직장인들에 대한 당부 글을 익명 커뮤니티에 썼다. 그는 "다 끝났습니다. 이제 취침하고 출근 준비합시다. 1시간 안에 취임 안 할 시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를 처단할 겁니다"라고 적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직장 내에서는 초유의 계엄령 선포 사태에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룬 직장인들의 피로 호소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