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여행 주의 국가’로 떠오른 한국

입력 2024-12-04 11:39
수정 2024-12-04 19:46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일부 주요 국가들이 한국에 대한 여행 주의보를 발령해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전역을 대상으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3일(현지 시각) 영국 외무부는 “현지 당국 조언을 따르고 정치 시위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캐서린 웨스트 장관도 “서울에 있는 영국 대사관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영국 국민에게 FCDO 여행 권고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다른 주요 국가들도 한국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는 한국에 있는 자국민에게 대규모 집회를 피하고, 지역 언론을 통해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했다. 또 통금 명령을 포함한 당국의 지시를 따르라는 권고 사항을 업데이트했다.

미국 국무부는 계엄령 해제 이후에도 상황이 불안정할 수 있다며 “잠재적인 혼란을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평화 시위도 대립으로 변하고 폭력 사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시위 지역을 피하라”는 경고도 포함됐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여권·비자 면접 등 일부 업무를 일시 중단했으며,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일본대사관은 한국 거주 일본 국민에게 “향후 발표에 유의하라”는 공지를 발송했다. 싱가포르와 우크라이나 대사관 역시 자국민들에게 정치적 성격의 행사 참여를 자제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현재 전쟁 중인 이스라엘도 한국을 위험한 상황으로 간주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 방문을 재고하라고 권고했다.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집이나 머무는 곳에서 현지 정보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형구 린 한국학 교수는 글로벌 뉴스를 통해 계엄령이 해제된 후에도 대규모 시위와 항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 인근은 관광객들에게 물류와 교통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세종대로 거리에서 열리는 시위가 주요 관광지와 가까워 관광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