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보험공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악조건 속에서도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지원에 나섰고, 혁신·전략산업 성장을 위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제공하는 탄탄한 수출 안전망을 발판 삼아 수출기업들은 어려움을 딛고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중소기업 지원 규모는 52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견기업은 같은 기간 34조5000억원을 넘겼다. 총 8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66조6000억원이던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중소·중견기업 지원 규모는 2022년 76조8000억원, 지난해 8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94조2000억원을 넘겨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견기업 개수는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1.3%에 불과하지만, 매출은 약 960조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14%이며 수출은 약 1200억달러로 18%를 차지한다.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정책금융에서 중견기업이 소외될 것을 우려한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 기업들에 관한 지원을 확대했다. 2019년 20조5000억원이던 중견기업 지원 실적은 지난해 34조4000억원으로 68% 증가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중견기업 지원을 더 확대하기 위해 올해 ‘중견기업 지원전략 TF’를 출범했다. 이 조직을 기반으로 7월 전담 부서인 ‘중견기업부’를 신설했다.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려는 취지다. 중견기업 대상 보증·보험 한도 확대, 컨설팅 등 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수출 지원도 확대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올 상반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상으로 ‘수출 패키지 우대금융’을 제공했다. 그 결과 지원 규모는 45조8000억원을 웃돌았다. 이 패키지는 한국무역보험공사 기금을 활용해 은행이 추천한 기업에 보험(보증) 한도를 우대해주고,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난 2월부터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과 협약을 맺고 이 패키지 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이후 5년간 2조원 규모의 우대금융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호황을 맞은 ‘K방산’에 특화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올해 방산 수출금융반을 신설했다.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방산 계약 특성을 감안해 방산 금융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미국에서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가 도래하자 K전력 산업 지원도 나섰다. 기존 보험 한도로는 급증하는 수출 계약을 대처할 수 없다는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올해 8월 전력 기자재 수출에 대한 보험 한도를 최대 두 배 확대하고 보험료는 20% 할인하는 등 맞춤 지원책을 마련했다.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중소·중견기업은 한국 경제에서 든든한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