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 선포 6시간만에 해제…뉴욕증시서 韓기업 '출렁' [모닝브리핑]

입력 2024-12-04 06:50
수정 2024-12-04 07:02
◆ 尹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후 6시간 만에 해제 선언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0시 25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인 오늘 새벽 4시 27분께 생중계 담화를 통해 계엄 선포를 해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 선포했다"며 "그러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표 이후 정부는 오전 4시 30분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즉시 국무회의를 소집했지만, 새벽인 관계로 아직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지 못해서 오는 대로 바로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국무위원들이 성원이 될 때까지 대기하느라 실제 의결까지는 시차가 생긴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해제하면서도 야당의 예산안 강행 처리와 탄핵은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거듭되는 탄핵과 입법 농단, 예산 농단으로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 尹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뉴욕증시서 韓 기업 출렁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현지시간 3일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는 폭락세를 보였다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이후 낙폭을 줄이는 등 큰 폭으로 출렁였습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쿠팡은 전장보다 3.74% 하락한 23.9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쿠팡은 이날 계엄 선포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장중 9.8%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처리한 이후 낙폭을 줄였습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뉴욕증시에도 거래되고 있는 다른 국내 주요 기업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포스코홀딩스(-4.36%)가 4%대 하락했고, KB금융(-1.60%), SK텔레콤(-1.63%), KT(-0.44%), 한국전력(-2.10%), 우리금융지주(-1.51%), LG디스플레이(-1.76%) 등도 1∼2% 안팎으로 떨어졌습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 주요기업 투자상품도 장중 한때 7% 넘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 기업들 위주로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인 '아이셰어즈(iShares) MSCI 코리아'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1.59% 하락 마감했습니다. 한국 시장대표지수인 코스피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이 펀드는 계엄 선포 소식에 장중 7.1%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습니다.

◆ 원·달러 환율 2022년 이후 최고치 찍었다

현지시간 4일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3시30분) 종가 대비 23.70원 오른 1425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이날 뉴욕장 시간대인 오후 10시 28분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격히 올랐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전에 1402원이던 달러-원 환율은 선호 직후 1410원대로 튀어 오른 후 1420원 선, 1430원 선, 1440원 선을 차례로 뚫었습니다. 장중 1442원까지 고점을 높였습니다. 이는 2022년 10월 25일 장중 고점인 1444.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날 비상계엄 선포의 여파는 약 2시간 반 후에 해제됐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1440원대에서 단번에 1418원대로 상승 폭을 반납했으나 1420원대에 마감가를 형성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 한국 증시 개장 여부 결론 못 내려 "7시 30분에 확정"

한국거래소는 4일 국내 증시 개장 여부를 이날 오전 7시 30분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거래소는 국내 증시를 개장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45년 만에 발동된 비상계엄에 국내 증시가 받을 충격 등을 감안한 조치로 보입니다. 또한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면서 밤사이 사태가 진정되는 등 상황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에도 이후 정국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지수 약세는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 출근길, 우산 준비하세요

4일 수요일 아침 출근길 눈발이나 빗방울이 내리는 곳이 있어 우산을 준비하는 게 좋겠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이 대체로 흐리면서 오전 6시~9시 경기 남부와 충청권, 전북에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벽부터 오전 9시 사이 강원 영서 남부와 경북권 내륙, 경남북서 내륙에 오전 6시~12시에 전남 북서부에 0.1㎜ 미만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 미만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경기 남부와 강원산지, 일부 충북을 중심으로 눈이 쌓여있는 가운데 기온이 낮아지면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습니다. 아침 최저 기온은 -6~3도, 낮 최고 기온은 2~11도로 관측됩니다.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 단계를 보입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