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기습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국회가 나서 계엄령 해제 요구안을 가결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오전 1시 6분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상정했다. 투표 결과, 재적 의원 190명 전원이 찬성하면서 안건이 통과됐다.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2시간 30분 만이다.
의원들은 전날 오후 11시부터 국회에 모이기 시작했으며, 4일 오전 12시 40분쯤 계엄 해제 정족수 150여명을 채우며 본회의가 시작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가결 이후 "계엄해제 결의안이 조금 전 국회에서 가결됐다"며 "계엄령 선포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 의장은 4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는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조치하겠다"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국회를 믿고 차분하게 상황을 주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가 됐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계엄령을 해제해야 한다. 헌법 77조 5항에 따르면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또, 계엄법 제11조엔 '대통령은 국회가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경우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은 과정은 국무회의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려는 경우에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계엄법 11조 2항은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하려는 경우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국정이 마비되고 국민들의 한숨은 늘어나고 있다"라며 "자유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써,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다.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