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도 몰랐다…尹대통령 한밤중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

입력 2024-12-04 00:32
수정 2024-12-04 00:33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실 여러 참모도 발표 직전까지 그 내용을 모를 정도로 급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전까지 일부 대통령실 참모들은 퇴근하고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하기도 했으나 윤 대통령이 심야에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 밤 9시 30분을 지나며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원장·검사 탄핵, 예산 감액안 단독 처리 등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설이 돌기 시작하며 기류가 급반전했다. 이 시점부터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일제히 모두 입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이 사실 확인을 위해 대통령실 측에 계속해서 연락했지만 모두 수신을 거부하거나 돌아온 답은 "전혀 알지 못한다"였다.

일부 참모들은 저녁 식사 중 윤 대통령의 긴급한 호출을 받고 급히 대통령실로 복귀했다. 다만 이들은 계엄 선포 사실은 물론 긴급 담화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일단 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퇴근했던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도 용산 청사로 속속 복귀했다. 9시 50분께에는 방송사들 사이에서는 '긴급 정부 발표가 있으니 중계 연결을 바란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공유됐다. 대통령실 내 브리핑룸 앞에 다수 기자가 모였으나, 문이 잠겨 입장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의 긴급 담화 생중계는 안내도 없이 밤 10시 23분쯤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통령실 기자들도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의 담화 생중계를 지켜봐야 했다.

윤 대통령은 6분간 긴급 담화 발표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준비해 온 서류 봉투를 다시 들고 일어나 곧바로 퇴장했다. 브리핑룸 출입은 계속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기자들도 실제로 윤 대통령을 대면하지 못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