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하겠다" 깨끗한나라, LG 출신 재무통 CEO 세워 쇄신 나선다

입력 2024-12-03 10:55
수정 2024-12-03 23:04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깨끗한나라가 각자대표 중 한명을 교체했다. 체질 개선을 통해 제지업계 불황을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깨끗한나라는 조직 비전, 역량 등을 고려해 이동열 전무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오너 3세인 최현수 대표와 함께 기업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깨끗한나라는 디지털 전환(DX) 핵심역량 고도화를 목표로 대표 교체를 단행했다고 부연했다. 공장들 간 유기적 연계를 통해 고객 주문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최적화된 생산 운영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후 썬더버드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1989년 LG반도체 회계팀을 시작으로 1999년부터 2021년까지 약 22년간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회계와 금융 담당자로 근무한 재무통이다. 2022년부터 깨끗한나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한 뒤 자금 조달, 투자 전략 등 재무 안정성 강화에 주력했다.

LG 출신 CFO를 대표로 선임한 배경에는 실적 부진에 따른 원가 절감을 더 혹독하게 해내겠다는 최병민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깨끗한나라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394억원 영업손실은 9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189억원 영업손실을 거둔데 이어 2년 연속 적자 늪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올해는 인도네시아 거대 제지회사 APP가 국내 위생용지 제조사 모나리자와 쌍용C&B를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제지업계가 전반적으로 긴장감에 휩싸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쟁업체인 유한킴벌리도 희망퇴직을 받는 등 조직 정비에 나섰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아직 APP가 모나리자를 어떤 식으로 경영하겠다는 방침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 판매가격을 낮춰 저가 공세로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한편, 깨끗한나라는 박경렬 전무에게 경영관리실 전권을 부여하고 CFO 조직과 전략구매실을 통합하며 조직 관리 체계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LG 출신의 박 전무는 DL이앤씨 전무를 거쳐 깨끗한나라로 돌아왔다. 깨끗한나라는 최 회장 부인 구미정씨가 LG그룹 오너가이고, 희성전자가 비준 20% 이상 갖고 있어 범LG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깨끗한나라는 새로 만든 미래전략실 수장으로 박경환 상무를 임명해 신사업 확장과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한다. 인사기획실장으로는 최영훈 상무를 발령해 성과주의적 젊은 조직으로의 전환과 애자일 조직 문화 정착에 힘쓸 예정이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