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중국 수출 안돼" 미국 반도체 추가 규제에 삼성전자 영향

입력 2024-12-03 09:05
수정 2024-12-03 10:51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운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이 통제되고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막기 위해 거래 제한 기업이 대폭 추가됐다.

미국 상무부는 2일(현지시간) 대중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수출 관련 제재 대상과 품목이 확대된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에 수출 제한 대상으로 중국 기업 140여 개를 추가했다. 반도체 기업 20여 곳과 반도체 장비 업체 100여 곳 등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중신궈지(SMIC)와 화웨이의 공급망에 해당하는 기업들이다.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중 하나인 나우라 테크놀로지 그룹도 수출 제한 목록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에 미국 기업이 반도체 관련 제품을 수출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AI용 첨단 메모리 반도체인 HBM은 처음으로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됐다.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중국으로 'HBM2' 이상 제품을 수출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업계 소식통들은 HBM 생산 업체 중 삼성전자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은 자사에서 생산한 대부분의 HBM 제품을 미국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고 있다.

다만 이번 규제에서 일본과 네덜란드는 면제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와의 장기간 논의 끝에 발표됐다”며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통제를 시행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면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상무부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규정 허용 수출 방식 전환 등을 통해 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수출 통제 대상이 미국의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요성이 큰 첨단 수준 반도체장비로 설정돼 있고 이와 관련된 국내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파악되어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