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즐겨 먹었는데 어쩌나…"이러다 다 죽을 판" 초비상

입력 2024-12-03 08:38
수정 2024-12-03 13:20

서해 연평어장의 올해 꽃게 어획량이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수온 등 이상 기후 때문이다.

3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올해 봄 어기(4∼6월)와 가을 어기(9∼11월)에 잡힌 꽃게 어획량은 총 93만1000kg였다. 이는 최근 5년(2020∼2024년)간 가장 적게 집계된 수치다.

연도별 꽃게 어획량은 2020년 102만4000kg, 2021년 142만4000kg, 2022년 112만8000kg, 2023년 175만8000kg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꽃게 어획량은 47.1% 감소했다.

앞서 올해 봄 꽃게 어획량은 62만2000kg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어획량인 42만5천kg보다 46.4% 증가해 꽃게 풍년이 예상됐으나, 가을 어획량이 지난해에 비해 70%가량 큰 폭으로 줄면서 올해 전체 어획량이 감소했다.

지난달 어획량은 3만7000kg로 지난해 동기 어획량인 40만4000kg의 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을 꽃게 어획량이 급감한 원인은 올여름 서해 연안 수온이 이례적으로 높아지면서 꽃게 어장이 넓게 분산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연평 연안 수온은 지난 8월 최고 29.6도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 최고 수온 27도보다 2.6도 높았다. 9월에도 연평 연안 수온이 26∼28도를 오가며 평년보다 3도 이상 높았다.

이수정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올해는 황해저층냉수가 연안으로 깊게 유입되지 않았고 고수온 현상이 이어졌다"며 "전반적으로 서해 수온이 높아지면서 꽃게 어장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어획량 감소에 따라 총 판매액인 어획고도 81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173억7400만원보다 53% 줄어든 상황이다. 연평도 어민 김모(60) 씨는 연합뉴스에 "올해는 매일 적자를 보면서 꽃게 조업을 나갈 정도로 어민들이 다 죽게 생겼다"며 "꽃게 물량이 워낙 적어 값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을 꽃게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바람에 꽃게의 소비자 가격은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서해 자연산 수꽃게 1kg의 평균 소비자 가격은 2만2000원이다. 3개월 전인 지난 9월 4일에는 1만3860원으로 집계돼, 3개월간 58%가량 상승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