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우량주 위주로 매물이 나온 가운데 최근 저조했던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주가 기운을 내면서 기술주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128.65포인트(0.29%) 내린 4만4782.0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24%) 상승한 6047.15, 나스닥종합지수는 185.78포인트(0.97%) 오른 1만9403.95에 장을 끝냈다.
최근 우량주, 전통산업 위주의 다우지수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기술주가 모처럼 강하게 상승 드라이브를 걸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 대비 2.61% 급등했다. 필라델피아 지수의 대장주 엔비디아는 강보합에 그쳤지만 TSMC가 5.27% 급등했고 브로드컴(2.73%), ASML(3.62%). AMD(3.56%), 퀄컴(2.84%), Arm(4.51%) 등 주요 종목이 두루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전반에 매수 우위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나스닥 주요 종목도 흐름에 올라탔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은 모두 상승했으며 메타플랫폼과 테슬라는 3% 넘게 올랐다.
이날 반도체와 AI 관련주에 화색이 돈 것은 미국 상무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관보에서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며 "중국이 차세대 고급 무기 체계와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에 사용될 수 있는 선단 반도체의 생산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 패키지를 발표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 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FDPR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이번에 도입된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기술주에 확실한 호재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미국 정부가 이번 조치에서 네덜란드와 일본은 면제함에 따라 해당 국가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은 오히려 이익 성장 기대감이 더 커졌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인 ASML은 미국 정부의 규제 발표 후 자사 웹사이트에 이번 조치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ASML로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반도체주 전반에 온기가 퍼졌다.
다만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 상무부는 즉각 "경제적 압박이고 비시장적 관행"이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혀 무역 갈등 가능성이 커졌다.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으며, 어떠한 부정 행위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 주가가 28%대 폭등했다.
미국의 제조업 업황 지수는 11월 들어 개선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S&P글로벌의 11월 미국 제조업 PMI는 49.7로 나타났다. 두 수치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 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신중론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이날 싱크탱크 미국경제연구소(AIER) 주최 행사 연설에서 "현재로서는 12월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면서도 "그 결정은 회의 이전에 나올 지표가 예상보다 높아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내 예측을 바꿀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