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포기 못하는데 돈은 아껴야겠고…"무조건 日 가야죠"

입력 2024-12-03 20:30
수정 2024-12-03 21:03

연말을 앞두고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남은 연차 사용과 크리스마스, 신정 등 공휴일을 활용해 겨울 휴가를 계획하는 이가 늘면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대비 여행객 수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환율·고물가 탓에 '단거리'를 선호하는 여행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해외로 떠난 여행객 수는 총 2357만9157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2428만1745명) 대비 97% 수준까지 회복했다. 뜯어보면 여행지 선호도는 단거리 여행에 집중되고 있다.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0월 전국 성인 2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2%가 지난 6개월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역이 '아시아'라고 답했다. 이어 유럽(8.1%), 남태평양(5.1%) 순으로 파악됐다. 가장 많이 방문한 지역은 일본(32.3%)이었다. 베트남(16.6%) 태국(6.6%) 필리핀(4.1%) 대만(3.8%) 등도 인기가 높은 편이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현재의 여행 패턴 변화를 수치화한 지표인 '여행 코로나지수(TCI)'를 보면 일본(189)과 베트남(116), 태국(114) 등 단거리 국가 여행객만 코로나19 이전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거리인 유럽(70), 미국·하와이(52) 여행객은 모두 낮았다. TCI가 기준점 100을 밑돌면 2019년 동기보다 감소했음을, 웃돌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아시아 국가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저비용, 고만족, 고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라며 "당분간 해외여행은 근거리·단기간·저비용 여행지인 아시아 지역 위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여행업계는 단거리 여행지의 인기 요인으로 추운 겨울 따뜻한 동남아시아를 찾는 여행객이 많은 데다 중국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을 꼽았다. 특히 무비자 정책 이후 비수기인 지난달 중국 여행 예약률이 급증했고, 중장년층 여행지로 여겨지던 중국이 최근 20~40대 유입률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업계는 단거리 선호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올해 마지막 성수기인 동계 시즌 연말 여행객을 겨냥한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으로 모객 총력전을 펼친다.

하나투어는 오는 8일까지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로 패키지 여행상품 최대 50% 할인 혜택을 담은 상품을 판매한다. 모두투어는 오는 15일까지 '메가세일' 프로모션을 열고 겨울 인기 해외 여행상품 소개와 지역별 할인 쿠폰, 전용상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교원투어는 오는 20일까지 '2024 슈퍼 이지 어워즈' 기획전을 열고 가이드 만족도가 높았던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한다.

인터파크트리플은 12월 한 달간 겨울축제 특가 기획전을 열고 코타키나발루 패키지를 최저 60만원대, 국내 인기 리조트 리조트를 최저 10만원대로 할인해주는 등 대규모 연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맞아 따뜻한 여행지에 가고자 하는 수요와 눈꽃 축제, 크리스마스 마켓 등 겨울 분위기를 느끼려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