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돌릴 수록 손해…롯데케미칼 여수 2공장 일부 가동 중단

입력 2024-12-03 10:47
수정 2024-12-03 11:53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린 가운데 그룹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전남 여수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지난 2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1∼3공장 가운데 2공장 가동 중단 절차에 돌입했다.

생산시설을 비우고 질소를 충전하는 이른바 박스업(Box-Up)으로 가동을 정지한 상태에서 설비를 보호하는 조처다.

여수공장은 수익성을 고려해 상반기 중 페트(PET)에 이어 이번에 에틴렌글리콜(EG),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재가동할지, 매각을 추진할지 등 방침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공장 측은 2공장에서 근무하던 70여명을 전환 배치하기로 해 재가동은 불투명해 보인다. 가동할수록 손해만 커진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3년 전만해도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올해 3분기 4136억원 등 올해 들어서만 6600억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적자 규모가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에셋라이트 전략 등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섰으며 여수·대산 공장은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달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 화학군 총 13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지난해 선임된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LC USA 대표 등 3명을 제외한 10명을 교체했다. 롯데케미칼은 1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고 미등기 임원 30%를 축소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여수 2공장 전체를 가동 중단한 것은 아니며 기초화학 생산부문의 원가절감, 수익성 확보를 위한 공장단위의 운영 효율화(Operation Excellence)를 위해 다운스트림 일부 라인의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