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입 자금 대출인 디딤돌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 10월 생애 첫 부동산 구입에 나선 무주택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를 앞두고 내 집 마련을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현황에 따르면 10월 서울 지역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 중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구입한 사람은 총 5166명이다. 2021년 11월(7886건)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8월 5037건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5000건 대를 웃돌았다.
인천과 경기에서도 10월 첫 부동산 구매에 나선 수요자가 늘었다. 인천은 2791건으로 8월(2394건)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다. 경기도는 1만2115명이 부동산을 처음 매매하며 9월(1만648가구)보다 13.7% 증가했다.
정부가 10월 갑자기 디딤돌대출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연 2~3%대로 금리가 낮은 디딤돌대출은 무주택자 서민을 위한 대표적인 정책 상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10월부터 디딤돌대출을 놓고 무주택자 혼란이 가중돼 잔금 납부나 등기 신청을 앞당긴 수요자가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부동산을 처음 구입한 규모는 10월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지난달 인천은 1205건을 기록하며 10월보다 56.8% 감소했다. 서울(3200건)과 경기(7875건)는 각각 38.1%, 12.1% 줄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통상 소유권이전등기는 계약일과 시점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출 규제로 9월 아파트 전체 거래량이 감소한 점과 10월 이전등기를 서두른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방 공제(소액임차보증금 차감 후 대출)와 후취담보대출(준공 전 잔금대출) 등을 제한한다. 5억원 미만의 아파트 구입 때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5000만원 축소된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