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를 앞세워 베트남 오프라인 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지난달 베트남에 후아유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내년에는 하노이, 호찌민 등 중심 상권에 10개 오프라인 매장을 출점할 계획이다. ‘베트남 아이유’라고 불리는 현지 가수 호아민지를 모델로 발탁해 마케팅 활동에도 들어갔다.
이랜드는 2009년 베트남 현지 의류 제조업체인 탕콤을 인수해 생산법인을 두고 있지만 아직 패션 및 유통 등 소매 부문에선 매장이 없다. 그동안 중국에 집중해 왔지만, 내년부터는 베트남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그 첫 브랜드가 후아유다.
이랜드가 2000년 론칭한 후아유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기반한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지향하는 K패션 브랜드다. 후아유 매출은 2020년 480억원에서 지난해 9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매출은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후아유의 급성장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인기 덕분이다. 특히 동남아에서 후아유는 TV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멤버들이 입는 옷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후아유의 올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
서울 용산에 있는 HDC신라면세점 등에서는 동남아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후아유 매장 오픈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현대면세점 동대문점에 있는 후아유 매장은 올해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될 정도다.
이랜드 관계자는 “후아유의 현지 인기를 눈여겨본 베트남 유통그룹 빈컴과 다카시마야백화점 등 대형 바이어들이 먼저 입점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패션업계에선 후아유가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성공할지 주목하고 있다. 후아유는 특유의 곰 캐릭터인 ‘스티브’를 토대로 한 캐릭터 지식재산권(IP)에 강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비슷한 아메리칸 캐주얼 브랜드 폴로나 타미힐피거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랜드는 후아유에 대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스파오 등 다른 브랜드의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