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의 '꿀팁' 들은 윤이나…"LPGA서 태극기 휘날릴 것"

입력 2024-12-01 17:51
수정 2024-12-02 00:18

“미국 잔디는 한국과 달라서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쇼트게임 실수를 많이 하곤 해요. 국내에서 1등을 한 선수이기에 샷은 문제 없을 텐데, 쇼트게임이 변수가 될 수 있어요. 미국에서 쇼트게임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길 바라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2승에 빛나는 임성재(26)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평정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하는 후배 윤이나(21)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임성재는 지난달 20일 경기 고양시 올림픽CC에서 열린 ‘올림픽CC&한국체육대학교 한마음골프대회’에서 윤이나와 만났다. 한국체대 골프부가 전용 연습장으로 활용하는 올림픽CC와 한국체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임성재와 윤이나를 비롯해 박현경(24) 황유민(21) 김민선(21) 김한별(28) 등 한국체대를 졸업했거나 재학 중인 국내 남녀 골프 선수들이 참여했다. 임성재의 남다른 후배 사랑후배 사랑으로 유명한 임성재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날 행사를 찾았다. 다른 선수들처럼 라운드를 하진 않았지만, 개인 카트를 타고 전 홀을 돌면서 참가자 및 후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참가자들에게 먼저 사진 촬영을 제안하는 등 팬서비스를 아끼지 않은 임성재는 “후배들과 만날 기회여서 모교 행사에는 매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성재와 윤이나의 만남은 행사 막바지에 이뤄졌다. 두 선수는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하며 담소를 나눴다. LPGA투어 퀄리파잉(Q) 스쿨 최종전에 출전하는 윤이나를 위해 조언해 달라는 취재진에 요청에 임성재는 몇 초간 고민한 뒤 “무조건 쇼트게임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년 PGA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받았고 올해로 미국 무대에서 6년째 활약 중인 임성재는 “미국 잔디는 한국 잔디와 매우 다르고 주마다 잔디가 바뀐다”며 “특히 질긴 버뮤다 잔디에서 한국 선수들의 실수가 잦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버뮤다 잔디 대회장이 많은데, 이에 대비해 그린 주변의 다양한 어프로치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올 시즌 톱10에 여덟 차례나 진입하며 상금 612만달러(약 85억원)와 함께 6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에 성공했다. PGA투어 내에서도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임성재는 “새로운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노력 또 노력밖에 없다”며 “연습 없이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고, 계속해서 노력하고 도전해야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임성재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윤이나에게도 노력과 연습을 강조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쇼트게임 한 타 한 타가 모여 엄청난 스코어 차이로 이어져요. 샷을 잘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사소한 차이를 극복해야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어요. 이걸 이뤄내기 위해선 노력하고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응원받고 출국한 윤이나윤이나는 임성재의 조언을 들은 뒤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배님의 조언을 들어 영광이었다”며 “미국에서 반드시 성공해 선배님처럼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의 응원에 힘을 얻은 윤이나는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LPGA투어 Q 스쿨 최종전이 열리는 미국으로 향했다. 오는 5일부터 닷새 동안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매그놀리아 그로브GC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상위 25위 안에 들면 2025시즌 LPGA투어 풀시드를 받는다.

미국에서 시차 적응과 코스 답사를 시작한 윤이나는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 안전하게 스코어를 지키면서 시드를 받는 게 목표”라며 “LPGA투어에 진출한다면 신인왕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양=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