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좋은 지역이란 것은 누구든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살고 싶은 지역 안에서 진짜 핵심지는 어디일까요. 한경닷컴은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의 도움을 받아 매주 월요일 '동 vs 동'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낱낱이 파헤칩니다. [편집자주]
과거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렸던 성남시 분당구가 재도약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가 발표되며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결과입니다. 분당에서도 가장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서현동에서는 이번 재건축을 통해 '경기도 대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분당 시범단지 2구역 선도지구 지정…호가 4억 껑충서현동이라는 지명은 이 지역에 있던 돈서촌과 양현마을에서 한 글자씩 따와 1994년 지은 것입니다. 이후 분당신도시가 조성될 당시에는 시범단지가 들어서며 분당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분당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여서일까요. 이번에 발표한 분당 선도지구에도 시범단지 2구역(우성·현대·건영)이 포함됐습니다.
선도지구 선정으로 호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부동산 분석 앱(응용프로그램) 리치고에 따르면 서현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5100만원으로, 경기도 상위 5%인 1.1급지에 해당합니다. 서현동 '삼성, 한신'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16억3200만원(3층)에 팔린 것이 가장 최근 거래입니다.
서현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지만,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두는 추세"라며 "이미 선도지구 계획이 가격에 반영됐던 만큼 급격한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호가는 보통 1억원 정도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시범현대' 전용 186㎡ 매물은 기존 24억원에서 28억원으로 호가를 높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근 실거래가인 지난 10월 21억7500만원(9층)과 비교하면 6억원 이상 높은 액수입니다.
학군도 우수한 편입니다. 리치고에 따르면 '시범우성' 단지 내에 위치한 서현중학교는 전국 상위 15%인 1.6등급 학군에 해당합니다. 과학고·외고·자사고 진학률도 5.3%를 기록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현동이 경기도 대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옵니다. 한 주민은 "시범단지는 아파트가 오래되어 가격이 눌려있을 뿐"이라며 "재건축해 새 아파트를 지으면 적어도 경기도에서는 가장 비싼 곳이 될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분담금에 대해서도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시세가 높아 큰 걱정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과천 한발 빠른 재건축…"시세도 학군도 우위"
다만 주민들의 바람대로 서현동이 경기도 대장이 되려면 '준강남'이라는 표현에도 불쾌감을 드러내는 과천시 중앙동을 넘어서야 합니다. 업계에선 재건축 호재 등으로 과천이 제2의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리치고에 따르면 과천시 중앙동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7370만원입니다. 경기도 상위 1%인 1급지에 해당합니다.
중앙동은 서현동보다 빠르게 재건축에 나섰습니다. 현재 '과천주공10단지'가 중앙동에서 마지막으로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는데, 시공사로 삼성물산을 선정해 '래미안 원마제스티'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86%에 불과해 재건축을 하더라도 주민들이 내는 돈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합에서 내놓은 추정 분담금표에 따르면 모든 조합원은 40평대 주택을 추가분담금 없이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가장 큰 면적인 전용 132㎡(40평) 소유자가 동일 면적을 선택하면 7억4000만원을 환급받습니다.
높은 사업성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용 124㎡가 지난 10월 29억5000만원(5층)에 거래됐습니다. 주변 과천주공1단지와 과천주공11단지는 이미 재건축을 마쳐 '과천푸르지오써밋'과 '래미안에코팰리스'로 거듭났습니다.
배정 중학교인 과천중학교는 전국 상위 3%에 해당하는 1.1등급 학군지로 평가됐습니다. 과학고·외고·자사고 진학률도 17.6%에 달합니다. 중앙동 개업중개사는 "과천은 10단지를 포함해 3기 재건축이 진행 중"이라며 "위례과천선 등 교통 호재도 예정돼 향후 지역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지역 시세도 과천 중앙동이 더 높고 학군도 분당 서현동보다 우위"라며 "과천에서는 주공 5, 7, 8, 9단지가 재건축을 진행 중이기에 새 단지가 들어서면 주변 환경은 더 깨끗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분당도 재건축을 통해 가치가 높아지겠지만, 과천의 가격 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