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있다면 전 무조건 사죠"…'1년 전' 박진영 말 들었다면

입력 2024-11-30 11:44
수정 2024-11-30 12:43

"지금 다시 한번 진짜 좋은 타이밍입니다. 개인 재산이 없는 게 한입니다. 정말 저에게 여윳돈만 있었으면 전 정말 무조건 저희 회사 주식 삽니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2023년 11월 19일 유튜브 '슈카월드' 中
'바닥'을 찍은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의 주가가 최근 급격히 반등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JYP의 수장인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단기 하락을 예측하면서 중장기 투자를 추천한 지 1년 만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의 주가는 11월 한 달간 56.40%(2만7550원) 상승했다. 11월 마지막 거래일인 전날에는 3.52%(2600원) 오른 7만6400원에 장을 마쳤다.

JYP는 올해 3분기 매출 1705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와 10.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실적 발표 직전 집계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377억원을 28% 가량 웃돌았다.

JYP의 주가 상승세는 이같은 3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강해졌다. 보합으로 거래를 마친 지난 18일 하루를 빼고 이달 13일부터 29일까지 모두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급등한 주가에 시가총액도 불어나면서 지난 27일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재진입하기도 했다.


회복세가 점쳐지자 박진영의 1년 전 발언을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박진영은 지난해 11월 19일 경제 유튜버 슈카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나와 JYP 주식의 중장기적 가치를 강조하면서 시청자에게 투자를 권했었다.

박진영은 당시 방송에서 "JYP 주식이 앞으로 1년 동안 하락할 수도 있지만, 3년 혹은 5년 뒤를 믿는 것"이라며 "그 때쯤 저희 회사의 체계와 우리가 영위하고 있을 비즈니스, 소속 사람들을 믿는 것"이라고 했다. 박진영은 이 자리에서 "매수 최적기"라면서 "현찰이 더 있다면 정말…"이라고 적극적으로 매수를 추천했다.

박진영이 방송에 출연한 당시 JYP의 주가는 9만300원으로, 하루 만에 9.52%(9500원) 밀린 상황이었다. 박진영의 발언 이후 며칠 반등하는 듯했지만, 결국 지난 9월 10일 4만3500원까지 쭉 떨어지면서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이에 '슈카월드에서의 박진영'을 원망하는 이들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었다.


하지만 최근 호실적과 동시에 주가 회복세가 예상되자, 박진영의 예측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박진영의 1년 전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잇따라 JYP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9일 "스트레이키즈 공연 대형화와 신인 '킥플립' 데뷔에 외부 환경 개선에 따른 중국 공연 재개 가능성까지 상승동력(모멘텀)이 풍부하다"면서 JYP 목표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9만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8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불과 2주일 만에 주가는 37% 상승했지만, 상향된 이익 기준으로는 여전히 내년 예상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 20배 수준에 불과하며 놀랍게도 여전히 가장 저평가된 기획사"라면서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올려 잡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