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바이오 허브인 라트비아가 한국 바이오업체의 유럽 진출 교두보가 될 겁니다.”
마틴시 바우마니스 라트비아 투자개발청 한국 대표는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라트비아-한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라트비아는 유럽 각국의 바이오업계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트비아는 옛 소련 시절부터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거점 역할을 한 바이오 강국이다. 바이오·제약 분야 연구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에 달한다. 설립된 지 65년이 넘은 국립연구소인 라트비아 유기합성연구소(LIOS)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바우마니스 대표는 규제 해결과 R&D 측면에서 양국 바이오기업이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면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지 지원이 필수적이다. 유럽 진출을 원하는 한국 바이오기업을 적극 지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용과 임상시험 참여 환자 모집 측면에서 임상 여건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라우리스 비드지스 폴스트라딘스병원 원장은 “지금까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한국 기업과도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라트비아 바이오기업은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다케다 등 일본 제약사에도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라트비아 제약사 그린덱스의 이레나 니콜라예바 R&D 책임자는 “라트비아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도 협력을 강화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라트비아 정부는 유진투자증권과 500억원 규모 바이오 펀드를 조성해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들의 유럽 진출을 돕고 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