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4일 수능시험이 시행되었고, 이제 수능 채점 결과가 나오면 모든 대학은 12월 13일까지 최초 합격자를 발표한다. 수시 6회 지원을 한 수험생들은 최대 6곳의 대학에 중복 합격이 가능하지만 단 한 곳의 대학만 결정하고 등록해야 한다. 등록 기간은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다. 수시에서 단 한 곳도 합격하지 못한 학생은 지원한 대학별로 합격자 예비 번호를 받았거나 번호가 없더라도 대학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와 추가 합격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중복 합격한 학생들은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어느 대학을 최종 선택하느냐가 큰 고민이고, 불합격한 학생들은 본인이 지원한 대학 학과에서 타 대학 중복 합격이 많이 나와 등록을 포기한 학생이 많이 나오길 간절히 바라는 기간이다.
12월 18일 수시 1차 등록 마감 이후 각 대학은 미등록 학과에 대해 추가 합격을 발표, 홈페이지에 올리거나, 최종 등록 마감 27일 임박해서는 전화를 통한 합격자 통보도 동시에 진행한다. 추가 합격을 기다리는 수험생에게는 가장 초조한 시간이고, 전화 합격자 통보에 대비해 매시간 전화기를 놓을 수도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정시도 3회 지원 기회가 있기 때문에 수시와 같은 패턴으로 진행한다.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이슈가 된 의대 모집정원 확대는 이러한 수시·정시 중복 합격을 통한 추가 합격 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변수다.
의대 모집 정원 확대가 없었던 2024학년도에 전국에서 수시 의대 합격생은 최초 1658명이었고, 이 중 대부분은 중복 합격으로 타 대학으로 빠져나갔다. 대부분 의대에서 그보다 상위권 의대로 옮겨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빠져나간 인원들의 빈자리가 1645명이었고, 이 자리를 예비 번호를 받은 추가 합격생이 채웠다. 따라서 2024학년도 의대에 합격한 인원은 사실상 3303명이다. 모집 인원 대비 추가 합격 비율이 99.2%로 의대 합격생들은 평균 2개 의대에 합격한 셈이다.
전국 37개 약대에서도 2024학년도에 860명 모집 인원에 최초 합격으로 860명을 발표했고, 중복 합격으로 인한 연쇄 이동으로 추가 합격이 918명이 발생했다. 최초 합격한 860명이 중복 합격으로 모두 빠져나갔고, 추가 합격한 학생 중에서도 58명이 더 빠져나갔다. 사실상 약대 합격자는 최종 1778명으로 평균 2개 대학 이상 합격했다. 모집 인원 대비 추가 합격 비율은 106.7%로 최초 합격자 전원과 추가 합격생 중에서도 모집 정원 대비 6.7%가 다시 옮겨간 것이다.
전국 12개 한의대에서도 2024학년도 446명 모집에 추가 합격 452명이 발생했다. 추가 합격 비율이 101.3%로 전국 한의대 합격생도 평균 2개 한의대에 합격했다. 전국 11개 치대도 모집인원 325명에 추가 합격이 318명이었다. 추가 합격 비율이 97.8%로 치대 또한 합격생이 평균 2개 치대에 합격했다.
2024학년도에 전국 약대·한의대·의대·치대 수시 모집 인원은 3289명이었고, 추가 합격자 3333명으로 전체 합격자는 6622명이었다. 모집 인원 대비 추가 합격 비율은 101.3%로 지원 학생들은 평균 2개 의약학계열에 합격했다. 전국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추가 합격 3333명은 메디컬 계열이 아닌 이공계 일반학과에 합격하고, 나중에 의약학계열 지원 대학 추가 합격 통보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중복 합격을 의약학계열로 이동한 이공계 일반학과 빈자리는 다시 탈락한 다른 수험생들로 채워졌다.
2024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 인문계열에서는 최초 합격자가 2534명이었으며, 이 중 1523명이 중복 합격으로 상위권 대학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 인원 대비 60.1%로 최초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옮겨갔다. 특히 서연고를 제외한 주요 10개 대학의 경우, 최초 3234명이 합격했지만 모두 중복 합격으로 타 대학으로 빠져나갔고, 다시 예비 번호를 부여받은 추가 합격자가 5642명으로 최초 모집 인원 대비 174.5%가 합격했다. 평균 2.7개 대학에 합격한 것이다. 자연계에서도 서연고는 최초 3072명이 합격했지만, 이 중 68.1%인 2093명이 예비 번호를 받고 추가 합격했다. 서연고를 제외한 주요 10개 대학에서도 최초 2933명이 합격했지만 모두 타 대학으로 이동했고,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5639명이 추가 합격했다. 전체 모집 인원 대비 192.3%로 평균 3개 대학에 중복 합격을 한 셈이다.
2025학년도 수시 합격자의 경우 발표에서는 의대 모집 정원의 확대로 지난해보다 수시 추가 합격 사례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추가 합격자가 많아지는 만큼 대학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추가 합격을 발표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원자는 추가 합격 통보 방식을 포함해 전화로 이루어질 수 있는 통보 방식에도 대비해야 하며, 중복 합격 시 최종 대학을 결정할 기준을 지금부터 명확하게 세워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