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를 선임한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전면에 배치했다. AI 에이전트(비서) 추진그룹을 신설하고 AI 관련 기술과 인적자원 개발을 전담할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벌인 구독 플랫폼 등 일부 사업은 기존 사업 부문으로 넘어간다. 기존 사업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여의치 않으면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장 바뀐 LGU+, AI 중심 조직 개편LG유플러스는 다음달 1일자로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이 그룹 산하에 AI 비서 담당 조직인 ‘모바일에이전트 트라이브’와 ‘홈에이전트 트라이브’를 각각 만들어둔다. 트라이브는 스타트업에서 프로젝트별로 여러 인력이 모여 팀을 이루는 조직 단위다. 신설되는 두 트라이브는 각각 스마트폰용과 인터넷(IP)TV용으로 나눠 AI 비서의 상품 개발을 맡는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에이전트인 ‘익시오’를 공개한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4000억~5000억원을 쏟아 2028년까지 누적 약 3조원을 AI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21일엔 ㈜LG 경영전략부문장이던 홍범식 사장(사진)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홍 사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018년 회장직 취임 이후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영입한 정보기술(IT) 전문가다. LG유플러스 정체성을 통신사에서 AX(AI 전환) 기업으로 바꾸는 중책을 맡았다.
신임 대표 색깔이 묻어나는 신설 조직들도 눈에 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랩’을, 최고인사책임자(CHO) 직속으로 ‘AX/인재개발 담당’을 각각 신설해 배치했다. 일부 사업이 아니라 전사 차원에서 AI 기술과 인적자원을 관리하겠다는 포석이다. ○전임 CEO 직속 사업은 B2C 조직에 통합
새 먹거리를 찾고자 동시다발적으로 벌였던 사업이 정리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LG유플러스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이던 인피니스타, 아이들나라,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 등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을 총괄하는 컨슈머 부문으로 합치기로 했다. 인피니스타는 선납 요금제용 통신 플랫폼인 너겟을, 아이들나라는 아동용 콘텐츠를, CCO 조직은 예능,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각각 맡아왔다. 이들 모두 황현식 전 LG유플러스 대표 체제에서 사업 다각화의 한 축이 된 조직이다.
LG유플러스는 구독 플랫폼 ‘유독’과 커머스 플랫폼 ‘유콕’도 ‘구독/옴니플랫폼 담당’에 합치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6월 세운 합작법인인 ‘LG유플러스 볼트업’은 염상필 LG유플러스 펫플랫폼트라이브장을 새 대표로 앉혔다.
아예 정리하는 사업도 나왔다. LG유플러스는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의 운영을 내년 1월에 끝내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3년 내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지 1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